아버지보다 10년 일찍 먼저 죽은 아들, 그는 왜

 

#. 대공 코시모 3세 첫 번째 자식 페르디난도 이야기

페르디난도(1663~1713)의 아버지는 1675년 그의 엄마와 헤어졌다. 그의 엄마가 파리로 돌아갔다 보니 페르디난도는 할아버지의 보호 아래 산다. 그는 말을 특출하게 잘 탔고, 음악에 대한 재능도 상당했다. 그는 바이에런 공화국의 공주인 비올란테(Violante)와 결혼하지만, 어찌 되었는지 그 역시 자기 부인을 그리 탐탁하게 여기지 않고서는 아예 베네치아로 떠나버린다.

페르디난도는 이 곳에서 한 음악가를 사귀게 된 것을 대단히 기뻐했는데, 사실은 그 전에 그의 교육 담당자가 이미 성악가인 페트릴로(Petrillo)를 집에서 쫓아내 버렸다 보니, 페르디난도는 쫓겨난 그 음악가를 대신해 즐길 사람을 은근히 찾고 있었던 차에 베네치아에서 음악가인 카스트라토인 체치노 데 카스트리를 사귀게 되었으니 내심 그 기쁨은 두 배였다.

여기에 카스트라토는 무엇인가를 잠시 설명해 보면, 당시에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던 소년들인데 이들이 거세 당한 이유는 참으로 기이하다. 바로 교회의 성가를 위해서다. 말하자면 늘 변성기 이전의 어린 목소리로 붙잡아 둘 방편으로 소년들에게 거세를 했다는 사실이다. 그 유명한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여기에 관여했는데, 그의 주장은 이들의 거세가 전혀 나쁜 일이 아니라고 부추겼다고 한다.

거세를 당하면 일단 소년의 목소리가 유지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성당에서 신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는 이 자체가 벌써 신의 공경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의 윤리 신학자인 알폰소도 마찬가지로 역시 같은 견해를 주장했다. 거세한 소년들의 노래가 진정으로 신을 찬양할 수 있는 도구가 되는 것이라는데…. 왠지 개인적으로 얼토당토 않는 교리에 맞춘 억측으로 들린다.

그리고 유명한 신학자들의 언급은 다 진리에 가까운가? 다 인간들이 지어낸 교리이고, 인간들의 욕심일 따름이지 않을까? 신은 어차피 완벽하게 전지전능한데 무엇이 더 필요해서 거세까지 해가면서 내는 인간의 목소리로 찬양을 받아야 한단 말인가? 하고 생각하면 말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이 음악가는 페르디난도에게 많은 영향력을 미쳤지만 그 관계는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비비안 그린 교수에 의하면 페르디난도는 1696년 베네치의 카니발 축제 동안에 성병에 걸렸다 보니, 그는 점점 더 기억력을 잃어갔고 나중에는 정신 착란증까지 생겼는가 하면, 매독에서 오는 마비에 시달리다 결국은 죽었다. 아들이 아버지보다도 10년 일찍 먼저 죽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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