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할 일은 보 철거가 아니라 지천관리”
공주도심 곳곳 ‘보 철거 반대 문구’로 도배

공주보 철거반대 투쟁위원회는 지난 20일 봉황동 이?통장협의회 사무실에서 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면서 환경부 항의방문 등 보다 강력한 투쟁을 예고해 주목된다. 이건용 기자

공주보가 해체될지 모른다는 우려감에 휩싸인 공주시민들이 급기야 환경부 항의방문을 예고하는 등 강력한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다.

환경부가 공주보를 비롯한 금강·영산강의 5개 보 처리 방안 발표를 당초 21일에서 22일로 늦춘 가운데 보(洑) 철거를 반대하는 공주시민들은 투쟁 강도를 높여나가기로 해 주목된다.

공주지역 이·통 단위 383개 마을 주민들이 공주보 철거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한데 이어 시장, 시의원,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단체까지 속속 가세하면서 범시민 운동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 공주도심 곳곳 ‘보 철거 반대 문구’로 도배

‘물 대책 없고 교통대책 없는 공주보 철거 결사반대‘, ‘농사지을 물도 없고 가축 먹일 물도 없다’, ’물 없는 유네스코 관광도시 웬말이냐‘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 수십 개가 공주보 인근에 내걸린 상황에서 각 사회단체도 16개 읍면동에 2~3장씩의 현수막을 걸기로 해 공주도심 곳곳이 보 철거 반대 문구로 도배될 예정이다.

공주보 철거반대 투쟁위원회는 지난 20일 봉황동 이·통장협의회 사무실에서 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면서 보다 강력한 투쟁을 선언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이국현 공주시이‧통장협의회장, 윤경태 공주시민단체연합회장, 백승근 공주시새마을협의회장, 김명환 공주시주민자치협의회장, 이계주 공주시쌀전업농연합회장, 송재철 공주시농업경영인연합회장, 장원석 공주시장애인협회장 등 8명을 공주보 철거반대 투쟁위원회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또 사무국장에 류석만 의용소방대현합회장, 사무차장에 윤응진 평목리 이장을 선임했다. 

공주보 철거반대 투쟁위원회 집행부를 구성한 이들은 각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힘을 결집하는 한편, 각 단체별로 읍·면·동에 ‘보 철거 반대’ 현수막을 걸기로 했다.

공주보 철거반대 투쟁위는 특히 보 처리 방안 발표 전에 환경부를 항의 방문해 지역민들의 뜻을 정확히 전달한다는 입장으로, 향후 지역민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강력한 반대투쟁을 예고했다.

반대 투쟁위는 “우리나라는 UN이 인정하는 물 부족 국가로, 물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까를 고민해야 할 정부가 충청인의 젖줄이자 생명인 물을 버리기에만 급급해 한다”면서 “금강 오염의 주범은 지천에서 흘러드는 오폐수 때문인 만큼 환경부의 할 일을 지천 관리에 있지, 보 철거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윤응진 반대 투쟁위 사무차장은 “보 유지보수비용이 천문학적이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면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4대강 16개 보 유지보수비용은 연간 310억 원이며, 금강수계 3개 보 비용은 58억 원으로 공주보는 19억여 원에 불과해 국가의 식량안보는 차치하고라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과 농업 일자리 등의 경제성을 감안하면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 투쟁위는 또 ‘4대강 사업 이후 금강의 수질이 개선됐다’는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를 초청해 시민들에게 공주보 유지 필요성을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 “지역주민 의사 무시” 즉각 중단 촉구

보(洑) 해체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은 정치 쟁점화로 비화되고 있다. 정진석 국회의원(공주·부여·청양)은 “보 철거는 과거 부정의 광기일 뿐”이라며 발끈한데 이어 김정섭 공주시장 또한 공도교 유지, 농업용수 확보, 백제문화제 등 주요 축제를 위한 적정수위 유지 등 공주보의 기능 유지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국무총리와 환경부장 관 등에 전달했다.

자유한국당 충청권 의원들도 금강수계의 보 해체 추진에 강력 반발했다. 정진석, 홍문표, 최연혜, 이명수, 이은권 의원은 지난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강수계의 보 철거는 예당저수지 농업용수와 보령댐 식수 공급에 차질을 빚어 금강유역 주민들의 농업은 물론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역주민 의사를 무시한 밀어붙이기식의 4대강 조사 평가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지역민들과 함께 보 파괴에 맞서 싸울 것을 선언했다.

한편, 공주보는 농업용수 확보는 물론 백제문화제와 석장리구석기축제의 성공적 개최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공주 강북지역과 원도심을 연결하는 공도교를 통해 하루 5000여 대가 이용하는 주요간선도로로 자리 잡았고, 2020년 공주보와 연결되는 지방도 625호(부여~청양~공주)가 개통되면 통행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공주보 인근에는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의료원, 소방서, 경찰서 등이 위치해 공도교가 없을 경우 20여 분 이상 우회가 불가피해 촌각을 다투는 응급상황발생 시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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