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건전한 졸업 문화 정착 중
선후배 함께 하는 축제모드로 진화

졸업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전에는 교복을 찢거나 축하를 가장해 폭력 등 각종 일탈이 졸업식의 의미를 퇴색시켰다면 이제 이 같은 악습은 자취를 감추며 본연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건전한 졸업식 문화가 정착하고 있는 과정으로 지역에서는 이색 졸업식이 축하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21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오는 23일까지 관내 초·중·고·특수학교 등 300여 개교에서 특색있는 졸업식이 열린다. 각종 무대를 선보이는 축제형이 대표적인 가운데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 소통·공감하는 참여형, 교복 물려주기, 졸업생 전체 감사의 한 줄 편지, 선후배가 함께 하는 난타 공연까지 각종 문화행사로 탈바꿈했다. 졸업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거다. 

지난 15일 열린 대전여자중학교(교장 진영욱)의 졸업식은 이채로웠다. 일반적인 중·고교 졸업식에서는 졸업생 대표가 지난 3년 간의 학교 생활을 돌아보고 선생님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곤 한다. 대전여중에서는 특수학급 졸업생이 학생 대표로 단상에 섰다. 특수학급 졸업생이 사은(師恩)사를 낭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진 교장은 매번 같은 졸업식이 아닌 모두가 하나되는 졸업식을 고민했다. 특수교사들과 상의한 끝에 특수학급 학생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졸업식을 며칠 앞두고 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사은사를 졸업장 수여식에서 낭독하자 참석한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진 교장은 “사은사를 한 학생이 준비과정에서 정말 행복해했다. 졸업식에서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또박또박 읽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다”며 “많은 학부모와 동창회장 등이 참석했는데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대전전자디자인고는 지난 1일 강당에서 음악이 있는 졸업식을 진행했다. 재학생들이 색소폰 재즈공연을 준비했고 교장이 직접 팬플루트 연주에 나섰다. 대덕S/W마이스터고는 졸업생과 학부모의 기념 촬영을 위한 포토존 설치 및 격식있는 무대 연출로 졸업식을 축제로 만들기도 했다. 

지역 교육관계자는 “많은 학교에서 건전한 졸업식을 지향하고 있다. 예전의 과도한 일탈 행위 등은 거의 사라졌고 대부분의 학교들은 축하공연 형식의 졸업식을 개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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