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열린 세종시 정례브리핑에 이어 ‘시문시답(市問市答)’이 처음으로 선보였다. 시민이 묻고 시장이 답하는 ‘소통의 장(場)’이다.

이날 처음 열린 ‘시문시답’에서’는 ‘청년소통의 장 마련 가능성’, ‘농수산물도매시장 건립’, ‘50m 수영장 건립’ 등 3명의 질문이 제시됐다.

이춘희 시장은 분야별로 조목조목 ‘쿨’한 설명으로 답변에 막힘이 없다. 행정을 꿰고 있는 진면목,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매력발산이다.

이렇게 첫 선을 보인 ‘시문시답’은 ‘긍정’의 시각에서 볼 때, 시민들과의 ‘직 소통’은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염려스러운 것이 있다.

첫째,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간의 촉박함이다.

브리핑 시 때로는 날선 공방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과도한 행정의 견제, 비판 없는 브리핑은 ‘받아쓰기’기자로 전락할 뿐이다.

둘째는 자리매김한 정례브리핑 시간이 자칫 ‘정책보고’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다. 1시간 남짓한 브리핑시간에 ‘시문시답’까지 소화한다는 것은 자칫 둘 다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다.

셋째, 세종시 취사선택의 공공성과 대중성이다. 이번의 경우 ‘정보공개시스템 개선 및 투명성 확보’ 등의 ’요구는 제외됐다.

질문자는 이제 한참 꿈을 머금은 세종시 고등학생이다. 그는 100건 이상 세종시에 직접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진행하는 과정에서 담당공무원들과의 숱한 갈등을 겪은 것. 이에 타 시·도와 비교·분석해 ‘시문시답’ 코너에 질의한 것이 무산된 것이다.

어찌 보면 질문지 가운데 가장 공감될 수 있는 ‘공공성’과 ‘대중성’ 민원으로 손꼽고 싶다. 세종시 시민 누구나 한 번쯤은 ‘답답함’을 토로할 만큼 개선행정이 필요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첫발을 디딘 ‘시문시답’.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하지만 듣고 싶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것은 바람직한 소통이 아니다.

이춘희 세종호(號)의 정례브리핑이 어느덧 제227회를 기록했다. 정확히 4년 반, 57개월째다.

세종시 정례브리핑이 타 시·군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춘희 시장, 김재근 대변인을 비롯한 관계직원들 노력의 결실이다.

이 터 위에 ‘시문시답’이 함께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진정한 소통의 장(場) 마련을 위해 좀 더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토끼몰이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좀 더 면밀하고도 전략적인 혜안이 필요하다.

‘소통의 장’이 ‘과유불급(過猶不及)’으로 흐르지 않았으면 한다. 행정수도 ‘세종정부’의 브리핑다운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

기자들 간 정책브리핑과 시민들과의 소통은 그 깊이와 결, 질적인 면에서 엄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중권 세종본부장/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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