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
추억과 애틋함으로 빈자리 채워
공허함 속 절절하게 부르는 ‘당신’

 
 

 

지금은 당신이 떠난 그 빈자리
허물어진 의식 속에서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하얀 보라색 붓꽃, 아이리스로
다시 태어납니다
바람도 꽃잎 위에서
그냥 당신을 바라봅니다

혈압약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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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간 슬픔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이 아픈 일이다. 40여 년을 함께 웃고 울며 살아온 배우자를 잃은 고통은 더욱 그럴 것이다.

김명수 시인이 펴낸 다섯 번째 시집 ‘아름다웠다’(도서출판 밥북)에서는 이 같은 아내를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애틋함을 시에 꾹꾹 눌러 담았다. ‘당신’이라는 존재가 아름다운 기억과 현세에서의 대용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과정은 독자들로 하여금 더 슬픔을 느끼게 하고, 당신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슬픔과 아쉬움, 미안함은 후회라는 감정을 통해 그리움을 극대화 한다.

그렇기에 시집 곳곳에 만연하는 ‘당신’이라는 존재가 김 시인에게 있어 얼마나 큰 존재인지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 김 시인의 시선이 닿는 모든 사물과 풍경에서 다시 살아나기 때문이다. 첫눈, 창문을 열고 마음으로 마중 가는 길, 방안 가득 흐르는 당신 냄새 등에서 말이다. 그렇게 공허함 속에서 가슴 절절하게 불러보는 ‘당신’은 그의 기억 속에서 아름다운 존재로 각인된다.

‘질경이 꽃’, ‘어느 농부의 일기’, ‘여백’, 동시집 ‘배쑥쑥 등살살’에 이어 발간된 다서 번째 시집 ‘아름다웠다’는 1부 이슬처럼, 2부 풀잎처럼, 3부 꽃잎처럼, 4부 바람처럼, 5부 햇살처럼 등 모두 5부로 구성돼 150편의 시를 담고 있다.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41년간 초등교사로 재직하면서 충남대 대학원, 공주대 대학원 과정을 수료하고 대전 한밭초등학교장으로 정년했다. 그 후 지난 1982년 대전시인협회를 창립했고 현재는 한국·대전·충남 문협 회원, 한국·대전·충남 시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 시인은 ‘현대시학’으로 등단해 웅진문학상, 대전시인상, 충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만나 참 인연이 돼 함께 살다가 누군가 먼저 가면 모두 운명이란 말을 쓰는데 거기에 한 가지 더 보태어 남은 사람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라며 “300여 편쯤 되는 시를 절반으로 추려 시집으로 묶었다”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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