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스에서 바라본 대청호 전경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의 첫 감상은 ‘봄이 왔구나’였다. 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벚꽃이지만 사실 봄을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매화다. 길가에서 만난 매화꽃은 따스한 봄바람에 팝콘 터지듯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최근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도 한풀 꺾였고 두툼한 외투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날씨 또한 좋았다.
걷기 편하도록 만들어진 데크길,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 우거진 나무들 사이 다양한 새들의 노래 소리, 대청호 한가운데 유유히 수영을 즐기는 청둥오리 가족의 모습은 마음에 평화로움을 던져준다.
눈앞에 넓게 펼쳐진 대청호와 귓가를 스치는 바람소리, 흙과 나무의 향기로움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전망데크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 배치된 액자모양의 조형물(포토존)과 의자에 앉아 바라본 대청호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발걸음을 옮겨 슬픈연가 촬영지로 향하는 길 호수 근처에 서서 잠시 머무르다보면 멀리서 날아오르는 새들과 억새풀 사이로 날아오는 바람에 출렁이는 호숫가 물소리를 접하게 된다. 이곳이 최근 역린, 7년의 밤, 창궐 등 여러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은 이유일 것이다. 카메라로, 가슴으로 남기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을 뒤로 한 채 추동습지보호구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는 추동습지보호구역은 이른 봄의 모습을 보여준다. 무성한 억새풀이 아름답지만 무언가 쓸쓸한. 그러나 곧 개구리의 산란기가 시작되는 봄이 오면 또 다른 경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인근에는 풍차와 정자가 있는 대청호 자연 수변공원이 있다. 연못 주변 팻말에 적힌 시를 읽다보면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는 설렘을 느끼게 해준다.
독자 이재연 씨

 

슬픈연가 촬영지에 설치된 포토존
바람불고 흐린 날에는 또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더리스에 바라본 호수 전망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은 최근 역린, 7년의밤, 창궐 등 여러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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