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지역 대학가 입시전형 톺아보기
충청 수시비율 역대 최고 83%
충남대·한밭대만 60~70%대
최저학력기준 축소·폐지도 뚜렷

2019학년도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설렘과 기대보단 긴장감이 가득한 곳이 있다. 대학을 향한 운명의 순간을 목전에 둔 고교 3학년 교실이 그렇다. 대학별로 2020학년도 대입 전형의 골격이 속속 공개되면서 고3 수험생들은 물론 대전지역 대학들이 저마다 분주한 까닭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해 발표한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전국 대학에선 2019학년도에 비해 968명(34만 8834명) 감소한 34만 7866명을 모집하는데 수시는 역대 최고치인 26만 8776명(77.3%), 정시에서 7만 9090명(22.7%)을 선발한다.

수시모집은 오는 9월 6일부터 10일까지, 정시모집의 경우 수능(11월 14일) 이후인 12월 16일부터 31일까지 원서접수가 이뤄지는 가운데 대전지역 주요 대학들도 입시 일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26일 대전지역 주요 4년제 대학에 따르면 2020학년도 입시에서 모두 1만 5804명을 모집한다. 국립대인 충남대와 한밭대는 수시와 정시모집을 통해 각각 2631명, 1849명을 선발하고 사립대의 경우 대전대 2259명, 목원대 1870명, 배재대 2127명, 우송대 2007명, 한남대 2678명을 뽑는다.

특히 대전에선 국립대인 충남대(60%·1586명)와 한밭대(77%·1438명)를 제외하면 올해 83%에 해당하는 신입생을 수시로 선발한다. 그 중 1918명을 뽑는 우송대가 96%로 사상 최고치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목원대 90%(1788명), 배재대(1919명)·한남대(2368명) 88%, 대전대(1972명) 87% 등 상당수 대학에서 수시를 통한 신입생 선발에 힘을 쏟는다. 지난해 교육부가 공론화를 통해 마련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서 수능위주 정시모집 비율을 30%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으나 지역에선 언감생심인 셈이다. 대전 A 대학 관계자는 “지방대의 정시 비중이 낮고 수시 모집 비율이 높은 것은 ‘수능을 통해 우수 인재 선발이 어렵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이라며 “대학별 줄 세우기가 이뤄지는 현 상황에서 정시를 확대하면 경쟁력 있는 인재 유치가 어렵다는 게 대학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대전지역 대학가에선 정부의 대입 간소화 정책과 공교육 위주의 입시 정책에 따라 대학마다 그동안 입시전형에 반영하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대폭 간소화하거나 폐지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전형별로 최저학력기준을 입시에 포함하고 있는 충남대와 대전대를 제외하면 이미 목원대와 배재대, 한남대는 지난 2018학년도부터 수시모집에서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했고 한밭대와 우송대 역시 올해 입시계획에서 이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대전 B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가 각 대학에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을 안내하며 수능 최저기준 폐지를 권고했다”며 “수험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시전형 내 수능 최저 기준 축소·폐지를 중요한 평가요소로 활용할 것이라고 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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