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왕실 사찰 왕흥사지서 발견된 사리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리(舍利) 공예품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보물 제1767호 ‘부여 왕흥사지 사리기 일괄’을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로 명칭을 변경해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는 2007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백제 왕실 사찰인 왕흥사터의 목탑지에서 발굴한 유물로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사리기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출토 당시 금당(대웅전) 앞 목탑지의 사리공(사리기를 넣은 네모난 구멍)에서 진흙 속에 잠긴 채 발견됐고 이후 보존처리를 통해 지금의 찬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리기는 겉에서부터 청동제사리합, 은제사리호, 금제사리병 순의 3가지 용기로 구성됐으며 청동제사리합 겉면에 새겨진 명문을 통해 577년(위덕왕 24년)에 만들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명문에 의하면 이 사리기는 백제 위덕왕이 죽은 왕자의 명복을 빌고자 발원한 왕실 공예품이다. 제작 시기가 명확한 사리기로 제작 연대가 가장 빠르다는 점이 가장 큰 의의로 꼽힌다.

공예적인 측면에서도 안정되고 세련된 형태, 세부 구조물을 주조하고 접합한 기법, 표면을 깎고 다듬는 기법 등에서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 백제 장인의 숙련된 솜씨가 엿보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6세기 전반 사리공예품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는 백제 왕실 공예품이라는 역사적·예술적 가치와 현존 가장 이른 시기의 절대 연대를 가진 작품이라는 희소성 등 우리나라 공예와 조형 예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 국보로 지정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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