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연 방방곡곡 문화공감/문화재단 대전단체만 선정
문화향유 다양성 사업 취지 어긋나

한국문예예술회관연합회(한문연)가 문화향유 확대와 지역 문예회관 활성화 등을 위해 지원하는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이 유독 대전에서 특정단체 몰아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대전에서 문예회관 회원기관인 대전문화재단 예술가의집과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이 사업에 지원해 지원금을 받았는데 대전문화재단만 지역 단체 공연 4개 작품을 선택해 무대에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보기 힘든 수준 높은 다양한 단체의 공연을 지역 문예회관이 유치해 지역민들에게 문화향유를 제공한다는 사업 취지가 무색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2일 한문연에 따르면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에서 대전은 대전문화재단 예술가의집 누리홀에서 중대규모 공연 프로그램 3작품,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2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또 소규모 공연 프로그램은 대전문화재단 예술가의집과 대전예술의전당이 선정한 작품 각각 1개 작품의 지원이 결정됐다.

이 사업은 한문연에서 먼저 전국 공연예술단체들에게 신청을 받아 우수공연작품을 선정하고, 심의위원회를 통해 선정된 작품을 각 문예회관에서 국비와 지자체(문예회관 부담금액) 매칭비용 등을 판단해 공연 프로그램과 단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2000여 개의 작품 프로그램 중 전국 308개 문예회관에 224개 작품을 배정했다.

문제는 대전 문예회관 기관들이 선정한 공연 프로그램 중에 유독 대전문화재단만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의 작품을 모두 선택했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재단이 선정한 작품 중 1개 공연은 전주에서도 선정돼 같은 작품으로 공연을 올리고, 또 다른 작품은 3일부터 대전지역 다른 문예회관에서 같은 공연을 할 예정이다. 문화예술 향유의 다양성 지원이라는 취지나 명분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대전예술의전당은 ‘춤추는 여자들’의 ‘관객참여형 감성치유 프로젝트, 당신은 지금 바비레따에 살고 있군요’를 선택했고,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악당광칠’의 ‘미치고 팔짝 콘서트’, ‘국수호디딤무용단’, ‘코리안드럼 영고 Ⅱ’를 선택했다. 모두 대전에서는 보기 힘든 타 지역 작품이다.

한 문예기관 관계자는 “지역 단체의 자생력을 키우는 의미에서 도와달라는 단체도 있었지만 그동안 문진기금 등을 받아서 공연에 올린 적이 있다면 사업 취지 등을 고려해 일단 후보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화재단 측은 내부 운영위원회에서 공연장 관련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을 뽑아 전체 300개 공연 중 12개 작품을 선정했고, 중대형, 소형 공연 프로그램으로 나눠 한문연에 공모를 올려 선정된 것 뿐이라는 입장이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공연장 특성과 작품성 등을 고려해 선정했을 뿐 특정단체를 밀어주거나 압력이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오히려 지역단체 작품이 우수공연으로 선정됐고 국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을 축하해주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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