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관련 추경 13억 깎여/대전방문의해 대표 공연 제동

대전방문의해를 기념해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대전의 대표공연, 축제를 만들기 위한 문화예술계의 야심찬 계획이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제동이 걸렸다. 시 문화체육관광국에서 제출한 문화예술 분야 추경 예산안이 대전시의회 상임위원회 심의단계에서 대부분 삭감되면서다.

4일 시의회에 따르면 행정자치위원회는 시가 제출한 19억 8000만 원 규모의 올해 1차 추경 예산안을 심의한 후 이중 13억 원을 삭감했다. 대전문화재단에서 오는 10월 예술과 과학, 관광을 아우르는 축제로 마련하려던 대전창의융합예술제 예산 2억 8000만 원은 전액 삭감됐다. 예술과 과학, 관광을 아우르는 창의·융합형 축제를 마련해 대전을 대표하고 지역을 통합하는 도시의 대표 예술축제로 키우겠다는 포부에 힘이 빠진 모양새다.

게다가 대전을 고암 이응노의 작품과 예술혼이 숨 쉬는 도시로 만들겠다며 책정한 예산 7억 원 가운데 3억 원도 삭감됐고 6월부터 매주 토요일 시민과 관광객들이 엑스포다리 위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다양한 공연과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려던 ‘다리 위의 향연’ 예산 1억 5000만 원도 전액 삭감됐다. 또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공연 예산 2억 원과 3·1운동 100주년 기념 대전의 독립운동 재조명 사업 예산 3000만 원 역시 전액 삭감됐다. 시립미술관의 ‘라이브 미술관’ 예산 2억 원 중에는 1억 원이 삭감됐다.

대전예술의전당의 희곡 발굴·제작비로 편성된 5000만 원과 기획조정실장 관사 물품비 2000만 원도 전액 깎였다. 대전의 대표 공연을 만들기 위해 내놨던 기획예산까지 삭감되면서 대전방문의해에서 문화예술계가 홀대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대전방문의해에서 문화예술계의 역할이 무척 중요할 텐데 상임위에서 삭감 폭이 커 놀랐다”며 “대전을 대표하는 공연 등 문화예술사업은 도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으로 사업들을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선희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서울시에서 10년 동안 80억 원을 들여서 지원했던 ‘명성황후’ 공연처럼 대전에 오면 상시로 무대에 오르는 대전의 대표 공연이 필요하기 때문에 10년을 바라보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분야나 구성을 아직 정하지 않아서 어떻게 정할 것인가 기획하는 예산부터 삭감돼 안타깝지만 예결위에서 다시 세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