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묘지, 2019 = 포스터

  4월의 기대작 공포의 묘지가 10일 상영을 시작했다.

  공포소설의 제왕 스티븐 킹의 원작소설 애완동물 공동묘지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시사회에서 원작을 뛰어넘는 재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가장 최근작인 공포영화 그것과 넷플릭스 드라마 ‘1922’까지 스티븐 킹의 소설은 지금까지 무려 70여 편에 달한다. 1976캐리를 시작으로 최소 3년에 한 번은 그의 소설들이 영화로 제작된 것이다.

 

  소설의 영화화 과정에서 원작자와 감독간의 불화는 흔한 일이다. 영화는 상업 예술이기 때문에 단순히 예술성만을 추구할 수 없다. 시간의 제약, 예산 문제 등에 의해 원작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영화가 원작자의 세계관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할 경우 원작자는 모욕감을 느끼기도 한다.

 

샤이닝, 1980 = 스틸컷

  공포 영화로 유명한 샤이닝의 경우 상업적으로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다. 하지만 원작자인 스티븐 킹은 소설과는 이야기가 너무나 다르다는 이유로 혹평을 내렸다. 영화에 대한 불만으로 직접 대본을 써 TV프로그램으로 기획했을 정도다.

 

그린마일, 1999 = 포스터

  반대로 스티븐 킹이 가장 만족한 영화화 작품은 1999년 개봉했던 프랭크 대러본트 감독의 그린 마일이다. 사건 전개의 순서, 일부 이야기가 생략된 것 외에는 놀라울 정도로 완벽히 원작 소설의 세계를 보여준 영화다. 특히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 존 커피는 배우 마이클 클락 던칸의 명연기로 완벽하게 재현된다.

 

간수장 폴 에지컴(톰 행크스), 사형수 존 커피(마이클 클락 덩컨) = 스틸컷

  존 커피 : “간수님, 불을 끄지 마세요. 저는 어둠이 무서워요.”

  폴 에지컴 : “마지막에, 내게 당신이 보낸 기적을 왜 죽였느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뭐라고 답해야 하지?”

 

(작품 줄거리)

  1935년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에 위치한 콜드 마운틴 교도소. 폴 에지컴(톰 행크스)는 사형수 수용소의 간수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사형수들을 감독하며, 그린 마일(사형 집행장 으로 향하는 복도)을 통해 사형수들을 사형 집행장의 전기의자까지 안내한다. 사형수들을 벌레 취급하는 퍼시(더치 허치슨)와 달리 폴은 최선을 다해 사형수들에게 예를 갖추고 인간적으로 대우해주려 노력한다.

  어느 날, 사형수 수용소에 키 2m, 몸무게 140kg에 달하는 거구를 지닌 존 커피(마이클 클락 던컨)가 이송된다. 쌍둥이 여자 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기 때문에 폴을 비롯한 간수들은 그를 경계한다. 하지만 어두운 것을 무서워하고, 흉악범과는 거리가 먼 어리숙함에 폴은 위화감을 느낀다.

  우연한 계기로 존 커피가 폴의 지병을 신비한 힘으로 치료해주면서 폴은 그가 무죄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이후 폴은 사건기록을 다시 조사하며 존 커피의 무죄를 입증해 간다.

 

  이 영화는 그간 개봉되어 왔던 스티븐 킹의 공포 영화와는 전혀 다른 장르이다. 특히 공포영화의 거장이라는 수식 때문에 스티븐 킹의 영화를 꺼려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이다. 폴과 존 커피의 우정을 경험한다면 스티븐 킹의 작품이 단순히 공포심 때문에 유명세를 타는 것이 아님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영화가 소설을 어떤 방식으로 재현해냈는지를 새심히 살펴본다면 좀더 흥미롭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박진호 대학생 기자 admi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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