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 운동장서 '몹쓸짓' 7대 CCTV 딴곳만 향해

지난 9일 새벽, 대전에서 또다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이번에도 지저분한 사건의 무대는 최고의 안전성이 담보돼야 할 초등학교였다.대전 서부경찰서는 10일 귀갓길 여성을 성폭행 한 혐의로 회사원 정 모(30) 씨를 구속했다.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 9일 밤 11시 53분경 대전시 서구의 한 노상에서 직장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심 모(21ㆍ여) 씨를 뒤쫓아가 강제로 자신의 차에 태운 뒤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심 씨를 성폭행 한 혐의다.경찰조사 결과 정 씨는 심 씨를 납치한 뒤 2시간 가량 초등학교 운동장을 돌며 범행 장소를 물색했지만 이 학교에서 숙직을 하던 용역업체 직원은 정 씨의 차량이 학교로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학교엔 모두 7대의 폐쇄회로카메라가 작동하고 있었지만 운동장을 비추는 카메라는 없어 정 씨의 차량이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사전에 파악되지 못했다.술에 취한 정 씨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심 씨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가족에게 납치됐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경찰은 정 씨와 기나긴 숨바꼭질을 해야 할 뻔했다.이번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초등학교 주변 안전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최근 몇 년 전부터 학교 공간을 시민에게 개방한다는 취지로 담을 허물고 일정 시간 동안은 교문을 개방했지만 학교가 범죄 장소로 자주 이용된다면 학교개방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성역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시민 이 모(37) 씨는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학교 마다 직원을 몇 명씩 고용해 야간 순찰을 확실히 담보하는 것이 어렵다면 예전처럼 야간엔 차라리 학교를 폐쇄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그게 아니라면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학교개방의 취지도 살리고 시민의 안전도 담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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