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일관(初志一貫). 처음 세운 뜻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모습이란 뜻이다. 시종일관(始終一貫)과 비슷하지만 의지(志)가 더해졌기 때문에 훨씬 결연하다 할 수 있다.

처음 세운 뜻을 변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건 성공의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처음의 뜻을 유지하는 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그만큼 10년이란 세월은 절대 짧지 않다. 금강일보는 10년까지 딱 1년이 남았다.

2010년 창간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독자에게 늘 열려있는 ‘충청권 베스트 일간신문’이 되기 위한 노력엔 변함없다. 그리고 그 노력을 이루고자 항상 초심을 되새겼다. 늘 한결같은 대청호처럼… 그리고 자신을 찾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품을 내주는 대청호오백리길처럼….

5월 3일자 대청호오백리길의 재발견 14~15면 지면

◆ 늘 한결같은 대청호

1975년 대전과 충북 청주 사이에 댐이 착공돼 1980년 완공되며 거대한 인공호수가 만들어졌다. 대청호가 탄생한 순간이다. 대전과 충북 청주, 옥천, 보은에 걸칠 정도로 방대하다. 저수면적 72.8㎢, 호수길이 80㎞에 달하며 저수량은 무려 15억 톤이나 된다.

대청호는 충청의 젖줄이자 전북 군산과 전주 등에 연 13억 톤의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한다. 또 연 3억 5000만 톤의 농업용수를 제공한다. 여기에 대청댐을 통해 생활에 필요한 전기를 연간 2억 600만㎾ 생산한다. 충청은 대청호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다. 충청의 피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거대한 유기적인 펌프 같은 존재다.

대청호가 기본에만 충실한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인공호수를 중심으로 산과 계곡, 계절이 어우러진 속살은 빼어난 미(美)의 보고(寶庫)다. 삼백 예순 다섯날 늘 같은 자리에서 정서적·심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손색없다. 여기에 인근 대청댐을 중심으로 조성된 해피로드, 대청호자연생태관 등은 대전시민에겐 편안한 쉼터와 힐링의 장소를 제공하고 사시사철 서로 다른 매력으로 색다른 즐거움도 선물한다.

봄이면 빨강과 분홍, 노랑의 아름다움을 입고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며, 여름이면 뜨거운 햇살을 막을 푸른 신록의 커튼으로 대청(大淸)이란 이름에 걸맞은 자태를 선보인다. 가을엔 은행과 단풍으로 한껏 시선을 사로잡은 뒤 생긴대로의 낙엽을 떨궈 다시 태어날 새 생명의 양분을 제공한다. 모두가 웅크리는 겨울엔 새하얀 눈꽃으로 옷을 갈아입고 젖줄의 역할을 충실히 다한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자리에 위치하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바로 대청호인 것이다.

◆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대청호오백리길

대전과 충북에 걸친 대청호. 그리고 그를 둘러싼 대청호오백리길은 대전이 자랑하는, 전국이 찬하할 만한 명소다. 총 21개 구간의 대청호오백리길은 구간마다 결을 달리하며 가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 가본 사람은 없을 만한 매력을 발산하며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두메마을길인 1구간, 찬샘마을길인 2구간, 호반열녀길인 3구간, 그리고 이와 연계한 호반낭만길인 4구간, 백골산성낭만길인 5구간 등 각 구간마다 콘셉트가 선명하다.

충북으로 눈을 돌리면 9구간 지용향수길, 10구간 며느리눈물길, 19구간 청남대사색길 등 스토리텔링까지 입고 어필한다.

이처럼 다양한 매력을 가진 만큼 대청호오백리길을 제대로 즐기려면 각 21구간의 사계절을 경험해야 한다. 즉, 한 구간마다 네 번을 가봐야 제대로 마주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발길 닿는대로 열려 있다는 게 고맙다. 어디로 걷던 그곳이 대청호고 그곳이 대청호오백리길이다. 누군가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이에겐 정자를, 조용히 사색을 즐기고 싶은 이에겐 벤치를 내준다. 눈을 어디로 돌려도 멋진 파노라마 풍광은 오롯이 당신 차지다.

대청호가 한결같이 그 자리에서 충청의 젖줄로, 충청의 비경으로 세월을 이고 지고 살았다면 대청호오백리길은 아무런 거리낌없이, 아무렇게나 그러나 탄성을 자아내며 대청호로 데려다 주는 길라잡이다. 언젠가, 그리고 누군가 오더라도 편견없이 평등하게 모든 걸 포용할 수 있도록. 39년을 그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 금강일보가 걸어왔고 걸어 갈 바람의 그 길처럼.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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