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 환수 기자간담회
왕흥사지 추정 옛 절터 2점 출토
한 점 국보 지정, 한점은 日 반출
역사적 사료가치·조형미 뛰어나

 
 
환수 기자간담회 장면

부여군은 8일 부여군청 서동브리핑실에서 (재)문화유산회복재단(이사장 이상근)이 주최하고 충청남도 반출문화재실태조사단이 주관하는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 환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일제강점기 부여군에서 발굴되어 일본으로 반출된 국보급 문화재로 알려진 부여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의 제자리 봉안을 위한 경과보고와 봉안활동 현황, 기자단 질의응답 등의 순으로 이루어졌다.

현재 일본의 한 기업가가 소장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 불상은 지난 1907년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의 현재 왕흥사지로 추정되는 옛 절터에서 한 농부가 솥단지에 들어있는 두 점의 백제 불상 중 하나로 일본인 이치다 지로가 구입·소장하다가 현 소장자가 이치다 지로의 자녀에게 구입한 뒤 현재까지 일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한 점은 현 국보 293호이다.

충청남도 반출문화재실태조사단은 이 불상이 역사적 사료가치가 높고 조형미도 매우 뛰어나 그 가치를 1907년 당시 함께 발견되어 국보 293호로 지정된 부여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과 동급으로 보고 조속한 환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 금동관음보살입상은 백제금동대향로 영락장식과 비슷해 위덕왕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제작장소를 왕흥사지로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사단은 1945년 이후 우리나라 정부가 환수한 문화재는 모두 10,120점이고 그 중 4건만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고 설명한 뒤 매입의 의한 환수, 유상기증 등 여러 경로의 환수 방법을 제안하면서 문화재청, 국립박물관, 충남도, 부여군, 문화유산회복재단, 국회 등이 참여하는 뉴 거버넌스를 통한 합의점을 도출해 국내 전시를 추진하는 등의 연내 환수 합의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부여군은 군의회에서 이미 지난 3월에 부여군에서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의 보호와 환수 및 활용을 위한 조례 제정에 착수한 상태다.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일본인 소장)

한편, 최근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을 소장하고 있는 일본 기업가와 중국 상하이박물관이 접촉해 다음달 상하이 박물관 상설전에 이 불상을 전시하기로 한 사실이 지난 5일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 국보급 문화재를 조속히 국내로 반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박정현 부여군수는 “반환해 올 여지는 남아있다.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 반환은 백제문화, 백제불교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며 힘을 모은다면 부여봉안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송복섭 군의회의장은 “미리 알아서 추진했어야 했다. 이번을 계기로 더 많은 백제유물을 지금부터라도 환수하는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상근 이사장은 “문화재를 반환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부여군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의 부여전시회 요청, 서명운동전개 등을 제안했다.

 

부여=한남수 기자 han6112@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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