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2차원 단결정 질화붕소 제작
롤러블 디스플레이 상용화 길 열어

 
연구를 이끈 펑딩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왼쪽)와 레이닝 장 연구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IBS 제공

 

국내 연구팀이 1만 배 커진 2차원 ‘화이트 그래핀’을 합성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펑딩 그룹리더(UNIST 특훈교수)팀은 중국, 스위스 연구진과 함께 신문처럼 돌돌 말리는 저전력·고성능 롤러블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수㎟ 크기로 제조하는 것이 한계였던 단결정 2차원 화이트 그래핀을 최대 100㎠의 대면적으로 제조했다. 이는 반도체 제작 공정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크기다. 롤러블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위해선 딱딱한 실리콘 대신 얇고 신축성 있는 2차원 재료(원자 1~2개 층 두께)가 필요하다. 단결정을 사용할 경우 기기의 성능이 대폭 높아지는 장점을 가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래핀 외엔 2차원 단결정 소재를 상용화할 수 있는 크기의 대면적으로 제작한 사례는 없었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합성하고자 하는 소재보다 표면 대칭성이 낮은 기판을 사용하면 다양한 2차원 단결정 소재를 대면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합성공식을 찾아냈다. 이 원리에 착안해 표면 대칭성이 낮은 구리 기판을 사용해 부도체인 2차원 단결정 화이트 그래핀을 가로·세로 10㎝의 대면적으로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도체인 그래핀만으론 전원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반도체를 구현하지 못했는데 도체인 그래핀과 부도체인 화이트 그래핀을 층층이 쌓으면 별도의 공정 없이도 수 원자층 두께의 얇고 신축성 있는 저전력·고성능 차세대 반도체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향후 대면적 제작 기술의 한계로 인해 상용화가 어려웠던 우수한 2차원 소재를 산업계에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 그래핀은 열에 강하고 방사능도 막을 수 있어 전자기기는 물론 비행기, 우주선과 같은 가볍고 열·화학적 안정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두루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펑딩 그룹리더는 “실리콘 이후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문을 연 것으로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물성을 전자기기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온라인 판에 23일 새벽 2시에 게재됐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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