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대전시의회 정례회에 쏠린 눈
악재 닥친 김인식·김종천 입장 표명 주목

대전시의회 김인식 전 의장(왼쪽)과 김종천 현 의장.

올해 들어 첫 정례회를 목전에 둔 대전시의회가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전체 22석 중 20석을 점유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현직 의장들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터졌기 때문으로, 자칫 민주당의 내홍이 의정활동에 차질을 야기해 원활한 시정 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내달 3일부터 21일까지 제243회 제1차 정례회를 주재해야 할 대전시의회 김종천 의장(서구5)은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선수 선발 부정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 23일 경찰 조사를 받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 될지 주목된다.

거의 매일 시의회 출입기자들에게 배포되던 김 의장의 동정(주요 일정) 보도자료는 경찰에서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후 끊겼다. 그의 운신의 폭이 급격히 위축됐음을 엿보게 하는 것으로, 의장이 참석해야 할 행사에 부의장이 대리 참석하며, 김 의장은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김 의장은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하고 대전시티즌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좋은 선수를 추천한 것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혐의의 경중이나 유·무죄를 떠나 시의회 수장으로서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상처를 입은 김 의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시민들을 향해 어떤 발언을 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4선 시의원으로 제7대 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인식 의원(서구3)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고교 학력이 한 언론매체의 ‘미인정 학력, 고등교육법 위법’(실업전수학교 졸업 관련) 논란 보도를 계기로 밝혀졌고, 이에 대해 김 의원이 “정규 과정”이라고 해명하면서 같은 당 박병석 국회의원(서구갑) 측의 정치적 음모가 개입됐다고 주장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정례회 첫날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김 의원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자청, 대전시가 서구 평촌산업단지에 유치를 추진하는 LNG발전소 건립과 관련해 허태정 시장과 박 의원 간의 사전 조율을 언급한 바 있어 김 의원의 반격(?)이 허 시장에게까지 타격을 미칠 수 있고, 당내 갈등이 시의회와 집행부 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비화될 소지가 있다.

한편으론 김 의원이 학력 논란 사태를 내년 총선 출마의 명분으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기도 하다. 한때 자신의 멘토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던 박 의원과 21대 국회의원 배지를 놓고 맞불을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김 의원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