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성과 금강 배경으로 감동선사… 상설공연 필요성 대두

지난 7일과 8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공산성의 야경을 배경 삼아 비단물결 금강의 황포돛배 위에서 펼쳐진 '선상의 아리랑'이 예향의 도시이자 문화예술 관광도시 공주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상설공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건용 기자

공주 공산성과 금강을 배경으로 펼쳐진 ‘선상의 아리랑’은 예향의 도시, 문화예술도시, 관광도시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비단강 금강 저편 연미산 너머로 석양이 물들고 어슴푸레 어둠이 찾아올 무렵, 천년고도 공주의 자랑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산성에 은은한 조명이 깃들고 유유히 금강을 가로질러 오는 황포돛배에서 대금 소리가 은은하다.

시원한 강바람을 타고 실려 온 ‘청성곡’ 대금연주는 여름밤을 흔들어 깨우며 200여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돛배는 이윽고 미르섬에 다다라 멈춰서고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인 남은혜 명창 등이 정선아리랑으로 본격적인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1장 ‘길의 아리랑’에 이어 해성을 맡은 바리톤 오세민 교수의 아름다운 나라와 밀양아리랑이 2장 ‘삶의 아리랑’이 이어졌고, 3장 ‘희망의 아리랑’에서는 아쟁산조와 진도아리랑에 이어 한국무용가인 박숙자 공주교대 교수와 문희철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가 특별출연해 창작무용 ‘아리랑 연가’를 선보여 관객들의 애틋한 감성을 자극했다.

특히 ‘아리아롱 쓰리쓰롱 아라리야’로 시작되는 듣기에도 생소한 ‘공주아리랑’을 남은혜 명창 등이 구성지게 불러 격동의 시대를 산 옛 선조들의 삶과 애환을 소환했다.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는 홀로아리랑과 아이랑 대합창이 대미를 장식하며 출연진과 관객이 하나로 어우러져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국립국악원 충청분원 유치를 기념한 이번 ‘선상의 아리랑’ 공연은 지난 2014년 제60회 백제문화제에서 특별공연으로 선보인 뒤 5년 만에 재개된 이색적인 무대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더구나 지역의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결합한 ‘인상유삼저’와 ‘인상서호’ 등 장이머우 감독의 ‘인상시리즈’가 지역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며 지역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선상의 아리랑’은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좋은 기회였다는 평가다.

특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아리랑은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게 하는 국민 모두로부터 사랑받는 향토민요로, 외국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 ‘선상의 아리랑’ 공연은 공주지역의 문화와 소리를 제대로 알리는 ‘작지만 큰 무대’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주의 자랑이자 최대 관광 상품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산성과 아름다운 금강은 그 자체로 최고의 무대다. 수십억 원을 투입해도 만들어낼 수 없는 최상의 자연무대를 활용해 지역의 역사문화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고 색을 입히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중한 문화자원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경험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문화재 보존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공주를 대표하는 실경공연의 관광상품화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공산성과 금강의 황홀한 야경을 배경 삼아 치러진 ‘선상의 아리랑’은 문화예술 관광도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세계인들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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