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숙 대전대 창업학부장

 
조현숙 대전대 창업학부장

2018년 한국연구재단에서 4년제 대학의 창업지원단 및 산학협력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의 42.9%가 실험실창업 지원예산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지원도 5000만 원 미만에 그치는 등 대학 창업지원 재원도 부족하다. 또 교원의 창업의지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험실 창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로 23.2%는 창업지원 전담인력 부족으로 응답해 대학이 창업에 적합한 기술부족의 문제보다 교원 및 대학원생의 의지 및 전담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교육부의 대학창업교육 5개년 계획 발표에 이어 2017년 대학 기술지주회사 전용 창업펀드 조성, 2019년 실험실 특화형 창업 선도대학 선정은 대학 내 실험실 창업에 대한 관심과 의식전환의 계기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실험실 특화형 창업 선도대학 사업은 전국 43개 창업선도대학 중 5개 대학(숭실대, 전북대, 한국산업기술대, 한양대, 연세대)의 연구실 단위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최대 3년간 연구실당 연평균 1억 원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연구재단에서는 ‘실험실 창업 이노베이터 육성사업’을 시행, 연구자의 우수기술에 전담인력의 경험 및 전문성을 더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실험실 창업 이노베이터 육성사업은 과학기술 및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경력자를 선발해 창업실무, 기술사업화 교육으로 실험실 창업 전문지원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대학의 실험실 창업은 신기술 기반의 창업으로 일반창업에 비해 고용창출 및 생존율이 3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오 분야의 실험실 창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바이오경제 2025 일자리 기업 간담회’를 통해 대학의 연구성과를 일자리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가 바이오 원천 연구개발을 통해 실험실 창업 지원을 확대하고 2022년까지 실험실 창업 기업 500개 양성이 골자다. 바이오 분야는 국내 중소?벤처 평균 근로자가 29.5명으로 매우 높고 최근 창업기업 또한 연 400여 개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외국 대학의 사례를 보면 스탠퍼드대학교의 경우 졸업생이 창업한 4만 개의 기업이 총 50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스탠퍼드 졸업생 창업기업이 만들어 낸 경제적 부가가치(약 2.7조 달러)가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수준에 이른다.

MIT대학의 경우 매년 평균적으로 20여 개의 연구 결과가 실험실창업으로 이어진다. MIT대학이 소재한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약 100만 개의 일자리가 MIT 출신 창업기업으로부터 창출됐다고 한다.

국내 대학의 R&D 결과를 창업성과 및 일자리창출로 이어갈 수 있는 노력은 이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실험실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대학에서는 교원 및 대학원생을 위한 창업지원 제도(교원의 겸직 승인 절차 간소화, 창업연구년제, 대학원생의 창업휴학제, 논문대체제도 등)를 정비하고 기존의 대학생 창업교육 중심 프로그램을 확대해 대학원생, 교원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대학 차원의 실험실창업 예산을 확보해 교내의 미래지향적 사업아이템에 대한 발굴 및 투자를 시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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