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에 이어 최근 BJ 자해 예고
신고 늦었다면 위험천만한 상황 직면
“시청자에게 미칠 파장 고려해 근절해야”

<속보>=인터넷·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개인방송이 젊은층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방송 진행자가 방송 중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일이 왕왕 발생하고 있어 시청자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가 실제 자해 모습이 여과 없이 영상으로 노출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보 6월 25일자 6면 보도>

지난 24일 새벽 0시 30분경 한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BJ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소방대에 의해 BJ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구조가 늦었더라면 자칫 위험천만할 상황을 맞을 뻔 했다. A 씨가 번개탄을 피우고 흉기를 이용해 수 차례 자해했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부산에서는 인터넷 1인 방송을 하던 BJ B 씨가 예고방송 뒤 스스로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같은 과정은 생중계를 지켜보던 이들에게 여과 없이 방송됐다. B 씨는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비단 국내뿐만의 일은 아니다. 수 해 전 프랑스에서 10대 소녀가 자신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장면을 SNS를 통해 중계해 논란이 이는 등 국제적으로 ‘극단선택 암시 중계’에 대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의는 BJ가 개인방송에서 자살암시를 하는 것은 일종의 위험신호라고 진단했다. 정진규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개인방송에서) 자살암시를 예고하는 것은 우울증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종의 레드플레그로 지인들이 치료를 권장하거나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빠른 신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극단선택 암시’ 개인방송으로 인해 부정적 영향이 시청자들에게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우울증이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극단선택을 암시하는 방송이) 나쁜 생각을 갖는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를 준다”고 우려했다.

자살예방 관련 기관들도 문제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 윤진 중앙자살예방센터 총괄팀장은 “SNS방송 분량을 늘리기 위해 충동적인 경우가 있고 또 그렇지 않은 다른 문제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자살 이슈와 맞물려 움직인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건강상태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윤 팀장은 이어 “다만 기관이나 제도 차원에서 대책 마련은 쉽지 않다”며 “시청자들이 이런 문제가 불거지면 제재 할 수 있도록 신고하고 또 BJ에게 제대로 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역제안하면 좋겠다. 또 BJ들도 시청자에게 미칠 파급과 영향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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