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허준'이라는 드라마에서 입과 얼굴이 돌아가서 유명해진 한의학 명칭 구안와사 즉, 안면신경마비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안면신경마비란 중추 신경인 뇌에서는 12개의 뇌신경이 나오는데 이들 뇌신경은 후각, 시각, 미각, 청각,얼굴의 감각 등 감각 기능을 하는 것과 눈동자의 움직임, 얼굴의 표정 운동, 인후두부 근육의 움직임, 혀의 움직임 등 운동기능을 하는 것을 나눌 수 있다. 이 뇌신경중에서 7번째 뇌신경이 안면신경이며 안면 신경의 기능 장애로 인한 증상을 바로 안면신경마비라고 한다. 안면신경의 기능 중에서 얼굴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기능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이외에도 안면신경은 눈물샘과 침샘을 지배하며 혀의 맛을 느끼는 기능도 있다. 그러므로 안면신경마비가 생기면 얼굴마비 뿐만 아니라 눈물이 많이 나거나 미각의 이상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예전에 어른들께서 찬바람을 쏘이면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한다고 했지만 안면신경마비의 대부분은 왜 생기는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즉, 안면신경마비 중 가장 많은 원인 질환이 바로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이고 이를 의학용어로는 벨마비라고 한다. 벨마비의 발생원인에 대한 가설로는 바이러스 감염, 허혈성 혈관질환에 의한 마비, 당뇨에 의한 혈관 장애, 다발성 신경염, 자가면역성 질환 등이 있고 이중 단순 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유력하다. 안면마비의 다른 원인으로는 대상포진바이러스 바이러스가 안면신경의 주행경로에 있는 무릎신경절을 침범하여 람세이-헌트증후군이 발생하는데 이는 얼굴마비뿐만 아니라 외이도와 입인두의 점막에 수포가 나타나고 얼굴이 마비되며 흔히 청신경도 침범되어 어지럼증과 청력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그 이외에도 결핵, 에이즈라고 알려진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감염, 나병이 얼굴마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드물지만 귀밑샘종양이나 측두골을 침범하는 종양에 의해서도 서서히 진행하는 얼굴마비가 나타날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의 주요 증상으로는 우선, 얼굴 마비가 나타나기 전에 일부 환자분들은 귀 뒤쪽에 뻐근하게 아픈 증상이 1-2일전에 나타날 수 있다. 그 이후로 얼굴 마비가 진행이 되는데 눈을 위로 치켜뜰 때 이마에 주름이 잡히지 않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 입이 반대쪽 방향으로 돌아가고 얼굴 마비 때문에 음식물을 씹을 때 음식이 흘러내리고 잘 씹지 못하게 되며 마비가 있는 입술 끝이 아래로 쳐지고 눈은 뻑뻑하면서 눈물이 계속 흐른다. 또한 한쪽 귀에서 소리가 크게 울려서 들리고 간혹 맛이 이상하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증상으로만 본다면 얼굴마비 증상만으로 뇌졸중과 구별이 안가기도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뇌에서 갈라져 나온 말초성 안면신경통로인 안면신경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며 뇌졸중에서도 안면마비는 올 수는 있으나 이는 얼굴근육을 지배하는 안면신경이 뇌에서 시작하는 부분에 혈액공급이 차단되어 일어나는 것이고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와 증상이 다소 다르며 다른 신경학적 이상 증상 (말이 어둔하거나, 팔다리 마비, 감각 이상, 실조증 등)이 동반된다. 안면마비 증상에 따라서 구분을 해보면 한쪽 얼굴 전체가 마비가 되면 말초성 안면마비이고, 이마에는 주름이 잡히는데 같은 쪽 아래 얼굴만 마비가 있다면 이는 중추성 안면마비일 가능성이 크고 그 원인의 하나가 뇌졸중이다.

안면신경마비의 진단은 전형적인 안면신경마비의 증상이 있으면서 얼굴마비를 일으킬 만한 다른 원인이 없고 외이도에 대상포진병터가 없으면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인 벨마비로 진단하나 이 비전형적이거나 다른 신경학적 이상증상을 보일 경우에는 안면마비를 일으키는 다른 질환들을 감별하기 위해 몇 가지 혈액 검사와 필요시 뇌나 측두골 MRI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환자의 예후 판정을 위하여 얼굴신경전도 및 근전도 검사를 해 볼 수가 있는데 증상이 발생한 10일 이후에 근전도 검사 상 탈신경전위가 나타나거나, 얼굴신경직접자극검사에서 운동 신경의 기능을 보여주는 복합근활동전위의 진폭이 건강한 쪽보다 50% 이하로 저하되어 있으면 회복이 지연될 뿐만 아니라 불완전할 가능성이 높다.

먼저 벨마비로 진단이 되면 마비가 발생한 후 최대한 빠른 치료가 중요한데 약물 치료로는 스테로이드 투여가 매우 중요하며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면 회복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회복정도도 높아진다. 또한 벨마비의 원인 중 하나로 바이러스 감염이 관련이 있으므로 항바이러스제가 시도되고는 있지만 항바이러스제 단독 치료 혹은 스테로이드와의 병용투여에 대한 효과는 여전히 논란이 있어 신중한 치료가 필요하다. 마비 증상에 대한 치료로는 얼굴마비가 발생하면 눈이 불완전하게 감겨서 각막이 건조해지고 이물질에 의해 손상을 받기 쉬우므로 낮에는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고 잘 때는 안연고를 눈꺼풀 안쪽으로 넣은 뒤에 종이테이프로 눈꺼풀을 붙이고 취침을 안내하고 마비된 얼굴근육을 마사지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도움=김희영 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전문의
정리=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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