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운동량, 불편한 신발 착용 안돼”

장건일 대전우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대전우리병원 제공
아침 개운한 꿀잠을 자고난 뒤 침대에서 첫발을 내디딜 때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족저근막염이라는 질병이다.
 
족저근막은 종골(calcaneus)이라 불리는 발뒤꿈치뼈 내측에서 시작하여 발바닥 앞쪽으로 5개의 가지를 내어 발가락 기저 부위에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띠를 말한다.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발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며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리는 데 도움을 주어 보행 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족저근막에 반복적인 과도한 인장력에 의해 염증성 변화가 생기고 섬유화와 퇴행성 변화를 발생시키는 것을 족저근막염이라 한다.
 
족저근막염의 원인은 구조적으로 발바닥의 아치가 정상보다 낮아 흔히 평발로 불리는 편평족에선 족저근막이 늘어나서, 아치가 정상보다 높은 요족 변형이 있는 경우 뒤꿈치 바닥에 압력이 증가해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해부학적 이상이 원인이 되는 경우보다는 직접적인 반복적 충격에 의한 발의 무리한 사용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빈도가 훨씬 높다. 즉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장거리의 마라톤 또는 조깅을 한 경우, 바닥이 딱딱한 장소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운동(배구, 에어로빅 등)을 한 경우, 과체중, 장시간 서 있기, 너무 딱딱하거나 쿠션이 없는 구두의 사용, 하이힐의 착용 등 족저근막에 비정상적인 부하가 가해지는 조건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족저근막염의 증상은 대부분은 급성 외상성으로 발생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종골 내측 부위에 증세가 국한되어 나타나며 체중 부하 시 심해지며 특징적으로 아침에 자고 일어나거나 오래 앉아 있다가 처음 디딜 때 증세가 심하고, 몇 발자국 떼고 나면 증세가 나아지기도 한다. 이는 발을 디디는 순간 갑자기 족저근막이 늘어나면서 증세가 유발되는 것이며, 증상이 악화되면 좀 더 넓은 부위에 통증이 있게 되고,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증상이 심해지게 된다.
 
족저근막염은 신체 검진을 통해 발뒤꿈치뼈 내측 종골 결절 부위의 명확한 압통점을 찾으면 진단이 가능하고, 족저근막의 방향을 따라 발바닥에 전반적인 통증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거나 환자가 발뒤꿈치를 들고 서 보게 해 통증의 정도를 보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되며 초음파와 MRI 검사를 하면 족저 근막이 두꺼워진 정도를 알 수 있어 진단에 도움은 되지만 임상적으로 진단이 뚜렷한 경우에는 이와 같은 검사를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증상이 전형적인 족저근막염의 양상이 아니거나 적절한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는 경우 다른 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위해 방사선검사, 혈액검사 등을 시행해 볼 수 있다. 특히 X-ray와 같은 방사선 검사를 통해 종골의 피로골절이 있는지, 혈액검사를 통해 류머티스 관절염 등 전신적인 염증성 질환들을 감별할 필요가 있다.
 
족저근막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보존적인 치료의 첫 단계인 원인제거 및 교정으로 교정 가능한 원인이 있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이다. 잘못된 운동 방법, 무리한 운동량, 불편한 신발 착용 등을 교정해 원인을 제거하도록 한다. 두 번째로 스트레칭이다. 앉아서 통증이 있는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려놓고 아픈 발과 같은 쪽의 손으로 발가락 전체를 감아 발등 쪽으로 올리면서 발등도 올린 자세로 발바닥의 근막과 아킬레스건의 스트레칭을 동시에 시행하는데 하루 최소 10번 이상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킬레스 스트레칭도 같이 하면 좋은데 벽에서 한걸음 떨어져 벽을 보고 선 후 통증이 있는 발을 한걸음 뒤로 해 무릎을 편 생태로 벽을 미는 자세를 유지하게 되면 비복근과 가자미근이 모두 스트레칭 되게 된다.
 
편평족이 심하여 족저근막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경우와 요족이 있어서 뒤꿈치 바닥에 압력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교정 깔창을 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보조기 중에는 힐컵이 가장 널리 사용되는데 플라스틱 제품, 고무제품이 있다. 딱딱한 플라스틱 제품은 뒤꿈치 연부 조직을 감싸서 뒤꿈치에 가해지는 충격을 감소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고무 제품은 연부조직을 감싸면서 쿠션 역할도 하게 된다.
 
정형외과에서 흔히 쓰는 약물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는 급성기에 효과가 있으며 만성화된 족저근막염에서는 효과가 명확하지 않지만 흔히 ESWT라고 불리는 체외 충격파 요법의 경우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비침습적인 방법이어서 흔히 사용되고 있고 미국 FDA에서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며 다른 비수술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인정받았다.
 
마지막으로 스테로이드 주사는 이러한 치료들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사용할 수 있고 장기간에 걸처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족저근막의 파열 가능성이 높아지며 지방패드의 위축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충분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 후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수술적으로 족저근막을 늘려주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술까지 가는 환자는 드물지만 수술적 치료의 경우 수술적 치료의 성공률은 보고에 따라 70~90%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무리한 운동을 피하며 여성의 경우 하이힐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낡아서 충격 흡수가 잘 되지 않는 신발을 신고 조깅이나 마라톤 등을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고 증세가 오래될수록 보존적 치료의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정형외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6개월 이상 보존적인 치료를 해야 하며 90% 이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점차적으로 서서히 회복되므로 환자나 의사 모두 참을성이 필요한 대표적인 질병이다. 도움말=장건일 대전우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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