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한강·금강의 분기점, 속리산

 

백두산의 산세가 서쪽의 압록강과 동쪽의 두만강으로 분수(分水)되어 백두대간 산줄기가 한반도의 남쪽으로 뻗어 내려 함경도와 강원도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명산으로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대관령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험한 산과 깊은 골짜기와 우뚝 솟은 봉우리로 첩첩한 산악들로 돼있음을 보았다.

태백산에서 좌우로 산맥이 갈라지는데 왼쪽 줄기는 동해로 남하해 일월산, 주왕산을 거쳐 경주, 포항, 울산지역을 지나 부산에 이르고 오른쪽 줄기는 소백산, 월악산, 속리산, 덕유산, 지리산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했다.

하지만 정확한 분기점은 태백산에 이르기 전인 삼수령 고개에서 갈라짐이 옳을 것이다. 삼수령은 강원도 태백시 화전동에 위치한다. 비가 내리면 3개의 물줄기로 나뉘어 흐르는 곳이다. 비가 서쪽 경사지로 흐르면 한강이 되고, 남쪽 경사지로 떨어지면 낙동강이 되며 동쪽 경사지로 흐르면 삼척의 오십천으로 흘러들어가 동해로 이른다.

태백산과 소백산은 흙빛이 모두 수려하다. 태백산에는 황지(潢池)라는 명승지가 있다. 산 위에는 들이 펼쳐져 있어 산골짜기 백성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화전을 일구며 살아가지만 지대가 높고 기후가 차서 서리가 일찍 내려서 조와 보리만을 경작할 수 있다. 소백산에는 욱금동(旭錦洞)이라는 절경이 있는데 샘과 돌이 수십 리 이어져있고, 상류에는 비로전(毗盧殿)이라는 옛 절이 있고, 동네 어구에는 퇴계 이황의 서원이 있다.

대개 태백산과 소백산의 샘과 돌들은 낮고 평평한 곳에 있고 산허리 위쪽으로는 돌이 없는 까닭에 산은 비록 웅대하나 살기(殺氣·나쁜 기운)가 적다. 멀리서 바라보면 봉우리가 솟지 않았고 엉킨 듯해 꼭 구름이 가고 물이 흐르듯 하며 하늘에 닿아 북쪽을 막았으며, 때때로 붉고 흰 구름이 그 위에 뜨기도 한다고 했다.

백두산에서 태백산에 이르기까지는 대체로 한 줄기 산맥으로 통하기 때문에 좌우에 딴 봉우리가 없다. 그러나 소백산 아래부터는 산줄기가 자주 솟구쳤다가 내려앉는 굴곡을 보이는데 처음 솟은 산이 속리산(俗離山)이다.

풍수가들은 속리산을 석화성(石火星)이라 하며 돌들의 형세가 높고 큰 데다 여러 겹으로 된 봉우리가 모두 뾰죽뾰죽하게 모여 마치 처음 피는 연꽃과도 같고 멀리서 횃불을 벌여 세운 것과도 같다.

속리산 천황봉을 기점으로 다시 3개의 큰 물줄기를 형성하는데 동북 방향의 물은 상주 지방을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들고, 서북 방향의 물은 괴산, 충주를 거쳐 한강으로 유입되고, 남서 방향은 보은, 옥천을 거쳐 금강으로 흘러든다. 따라서 속리산은 남한의 3대 강인 낙동강, 한강, 금강의 분기점으로 풍수상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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