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100배 많은 광학정보 획득

 
시분해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의 원리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절개 수술 없이 신경망을 볼 수 있는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조민행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장과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절개 수술 없이도 살아있는 생물체의 신경망까지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생체조직은 복잡한 구조를 가져 현미경으로 정확한 내부를 관찰하기 어렵다. 빛이 다양한 세포들에 부딪히며 파면이 왜곡돼서다. 이로 인해 생체조직 내부 깊은 곳까지 관찰하기 어렵다는 일반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홀로그램 현미경이 등장했다.

홀로그램 현미경은 빛의 세기만 관찰하는 일반 현미경과 달리 물체광과 참조광이라는 두 종류의 빛(레이저)을 이용해 빛의 세기와 위상을 동시에 측정한다. 이를 토대로 특정 깊이에서 선택적으로 광신호를 획득해 내부 깊숙한 곳의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영상획득 속도가 느려 살아있는 동물의 관찰에 적용하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물체광과 참조광을 동조시키는 방식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데이터 획득 속도를 수십 배 이상 향상시켰다. 초당 10장 정도의 이미지를 획득하는 기존 기술과 달리 연구진이 개발한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은 초당 500장 정도의 데이터를 획득한다. 이와 함께 파면왜곡을 보정하는 성능이 100배 이상 향상돼 더 깊은 곳까지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을 이용해 형광표지 인자를 사용하지 않고 살아있는 제브라피쉬 후뇌부에서 고해상도 뇌신경망 영상을 얻는 것에도 성공했다. 제브라피쉬는 열대지역 민물에 사는 3~4㎝의 물고기로 사람과 유전자가 80% 이상 비슷해 다양한 의약품 실험에 사용된다.

기존 현미경은 부화한지 1주일 이내인 어린 제브라피쉬의 신경섬유 구조를 파악하는 수준에 머물렀으나 연구팀의 현미경은 성장한 제브라피쉬의 중추신경계 신경망 영상을 고해상도로 획득할 수 있다.

최 부연구단장은 “기존 광학 현미경 기술의 깊이 한계를 한 단계 뛰어넘은 것이다. 향후 뇌신경과학뿐 아니라 다양한 의·생명 융합 연구와 정밀 측정이 필요한 산업분야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7월 1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