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연세정형외과의원 이동훈박사)

1990년대 초반, 필자의 기억으로는 당시 한국에서 성형수술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쌍꺼풀 수술을 하고도 붓기가 완전히 빠질 때까지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는 다양한 성형수술이 많이 발전했고, 이런 수술을 받는 사람들 또한 거리낌이 없는 듯하다. 

필자는 정형외과 의사인데 정형외과에도 성형수술과 관련된 분야가 있다. 바로 키크는수술과 오다리, 엑스다리 등의 휜다리 교정수술이다. 다리 뼈를 길게 만들면 키크는 수술이고, 다리 뼈의 모양을 바꾸면 휜다리 교정수술이 된다. 원래는 선천기형이나 사고 후 장애를 가진 환자들에게 하던 수술인데 이제는 미용 목적으로 키를 크게 하거나 곧은 다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시행되고 있다. 

이런 수술이 있다고 이야기하면 내 지인들도 놀라워하고 신기해할 정도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꽤 많은 사람이 이미 수술을 받고 있다. 키가 작은 스트레스나 휜다리 스트레스는 상상외로 크다. 일례로 예전에 한 20대 여성이 필자에게 키수술을 받았는데, 이후 그 여성의 아버지(50대)가 오셔서 평생 콤플렉스였던 작은 키를 키워보고 싶다고 하여 실제 수술을 하기도 하였다. 또 어떤 80대 할머님이 “나는 수술 받다가 죽어도 좋으니 평생 스트레스였던 오다리를 고치고 싶다” 라며 반대하시는 할아버님과 같이 몇 번을 찾아오셔서 애를 먹은 적도 있다. 이렇게 키나 휜다리의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수술 후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

하지만 이런 수술은 잘못 받으면 큰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수술을 고려하는 분들은 제대로 된 의료진을 열심히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물건을 살 때는 검색해서 잘 노출되는, 즉 광고를 잘하는 업체를 선정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수술은 그 결과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으므로 정말 ‘정성껏’ 알아봐야 한다. 더욱이 이런 수술을 하면서 좋은 결과를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의사는 극히 드물다. 진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누가 진짜고 누가 가짜인지 알고 있지만 그것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실제로 잘못된 키수술 후에 엑스다리로 변형이 되거나 뼈가 나오지 않는 불유합, 신경 손상으로 인한 마비 증상으로 필자를 찾아와 재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많이 있다.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무분별한 키수술이나 휜다리 수술이 성행하면서 잘못된 수술로 재수술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환자들을 적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필자를 찾아온 일본의 30대 여성은 키수술을 자국에서 받은 후에 뼈가 붙지 않고 오히려 다리 변형이 생겨서 찾아온 경우였으며, 30대 중국 여성은 인도에서 키크는수술을 받고 발생한 심한 변형과 불유합으로 재수술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키수술의 진짜 전문가가 매우 적다 보니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만큼 키를 늘리는 사지연장술이나 뼈의 모양을 바꿔주는 변형교정술은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하는 고난도의 수술이기 때문에 의료진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제는 키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그리 놀랍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었다. 그만큼 의료기술이 발전했다. 하지만 아직은 세계적으로도 진짜 전문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중요한 수술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 세심하게 찾아보고 확인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움말] 이동훈연세정형외과의원 이동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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