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세 짙어 하락세 유지

세종의 아파트 시장이 회복기를 보이는 8월이 시작됐으나 여전히 침체를 겪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계절적 비수기를 맞았고 휴가철까지 겹쳐서다.

이 때문에 주택 수요의 관망세는 점점 더 짙어지는 모양새다. 내주 발표될 분양가 상한제를 시작으로 또 다른 부동산규제가 발표될 경우 세종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변동률은 -0.1%, -0.11%다. 세종은 과잉공급 문제로 매해 부동산시장이 침체를 겪었는데 전세의 경우 좋은 물건을 선점하려는 새 학기 이사 수요가 8월이면 항상 등장한다. 이 때문에 인근 대전과 충남 공주, 충북 청주 등의 전세수요가 세종으로 유입돼 매매가와 전세가가 크게 상승했으나 올해는 아직도 잠잠한 상황이다. 계절적 비수기인 여름인 탓도 있지만 더 구체적인 이유는 늦어진 휴가철 때문이다. 여름 중에서도 본격적인 휴가철이라 하면 ‘7말 8초’라 할 정도로 7월 말과 8월 초인데 금세 소멸되긴 했으나 태풍 등의 영향으로 7월 말 휴가 수요가 이달로 미뤄진 탓이다.

여기에 계속된 부동산규제로 인한 주택 수요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진 점도 부동산시장의 침체를 이끌었다. 세종은 8·2부동산대책을 통해 투기지역 등으로 지정됐는데 이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점차 활기를 잃었고 풍선효과로 대전의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됐다. 여전히 분양시장에선 ‘세종=분양 불패’란 공식 유효하긴 하지만 부동산규제 장기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상승 기대감이 줄어들었고 매물이 누적됐다.

문제는 올해는 세종의 부동산시장이 회복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내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시기와 적용지역 등을 발표한다. 분양가 상한제가 당장 시행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의 올 첫 부동산규제인 만큼 순차적으로 부동산을 억제하기 위한 카드, 가령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추가 지정 등을 순차적으로 꺼내들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 등의 발표가 나올 때마다 해제되는 지역을 동시에 발표했던 점을 보면 최근 부동산 침체를 겪는 세종이 투기지역 해제 등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정부의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슬슬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올라야 하는 시기인데 올해는 잠잠한 편”이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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