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근 대덕대 자동차정비과 교수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정비과 교수

입추가 지났는데도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필자가 서울에서 회의를 마치고 대전에 오는데 KTX 승객 중 많은 수가 아직도 휴가철 편한 차림인 것을 보면 아직도 여름휴가가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한여름 휴가 전후로 주의할 사항이나 점검할 부분을 이야기하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타이어 안전이다. 이번 주도 태풍 영향으로 비가 예상된다. 빗길 운전 시 타이어 마모가 심할 때는 배수능력이 부족해 수막현상이 발생하고 제동력과 핸들조작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결국 빗길 운전 시에는 평소보다 20%, 폭우의 경우는 50% 이상 감속 운행하는 게 안전하다. 타이어의 마모도는 법적으로 1.6㎜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젖은 노면에서 시속 100㎞ 이상 달리다 급제동 할 경우 홈의 깊이가 7㎜인 새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와 홈의 깊이가 1.6㎜로 심하게 마모된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는 2배 가까운 제동력 차이가 발생한다. 또 수막현상이라는 것은 타이어 홈의 깊이가 1.6㎜ 이하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고 흐르는 물 혹은 물웅덩이의 깊이가 타이어 트레드 홈의 깊이보다 깊을 경우, 고속 주행 시 발생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고속도로에서 물의 깊이가 제법 깊게 흐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속 주행은 매우 위험하다. 비가 내리는 고속도로에서 평소 속도로 빠르게 주행 중 차체 하부에서 커다란 굉음이 들리면 수막현상의 발생했다고 판단, 핸들을 꽉 잡고 속도를 조심스레 줄여야 한다. 급제동 할 경우 차체가 방향성을 잃고 사고가 유발될 수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결국 빗길 안전 운전을 위해서는 마모 한계까지 기다리지 말고 홈 깊이가 2.5~3㎜ 정도일 때 여유를 갖고 교체하는 게 안전하다.

타이어 안전 이야기가 나온 김에 여름철 폭염 주의사항도 언급하고자 한다. 타이어는 주 성분이 고무로 이루어져 있어 열에 약한 특징이 있다. 특히 여름철 폭염에는 고속 주행 시 타이어의 마찰열로 인해 타이어가 보다 심하게 변형된다. 이물질로 인한 타이어 펑크도 조심해야 하지만 여름에는 노면 온도가 높아 차량을 휴식 없이 장시간 고속 주행하면 타이어 내부 온도가 상승,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휴식 없이 장거리 주행을 하는 것은 차량뿐 아니라 운전자와 동승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행동인 것이다. 2시간 이상 주행 후에는 최소 20분 이상의 휴식이 필요하다. 운행 후 정차나 주차를 할 때도 가능한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이나 그늘에 차를 두는 것도 좋다. 필자는 휴게소에서 쉴 때 차에서 마시던 물 남은 것을 앞 타이어에 뿌려준다. 열심히 달려온 말에게 물 한잔 먹이는 심정으로 열을 식히라고, 그리고 고생했다는 의미로….

휴가가 끝난 후 차량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게 세차다. 외부 세차는 가능한 하부까지 해주면 좋다. 특히 바닷가에 다녀온 경우 차를 타고 해변 모래사장을 달리지는 않았을지라도 소금기가 차체에 많이 붙어 하부세차도 필수다. 실내도 매트리스를 제거한 후 깨끗이 청소기로 빨아내고 에어건으로 불어주기 바란다. 모래나 특히 휴가철 이동 중에 실내에서 먹은 각종 간식 부스러기가 고온 다습한 여름철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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