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삶에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고 다양한 심리적 고통과 증상을 앓는 등 현대인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현대인의 정신건강’ 관련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76.4%가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66.5%에 불과하던 응답률은 2016년 71%, 올해 76.4% 등 증가세를 보여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평소 불행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행복과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만큼 현대인들의 정신건강도 좋지 못했다. 현대인의 정신건강지수는 평균 68.1점. 특히 중장년층(40대 69.7점, 50대 71.5점)보다 청년세대(20대 66.7점, 30대 64.5점) 정신건강 상태가 보다 좋지 못했다. 더욱이 정신건강지수는 2014년 68.7점에서 올해 68.1점으로 하락, 전반적으로 정신건강에 상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 질환과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 이유를 사회구조적인 문제에서 찾았다. 지나친 경쟁(57%·중복응답)과 가중되는 경제적 어려움(44.7%), 양극화 현상에 의한 불평등(28.1%) 등이 정신건강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

정신적 고통과 심리적 증상은 개인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공유하는 사회적인 문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인 10명 중 7명(69.9%)은 최근 주변에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데 공감했다. 우울증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73.7%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증상이라고 받아들일 정도다.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 우울함을 많이 느낀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개개인의 인식이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마음의 병’을 숨겨야만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우리사회는 심리적 고통이나 증상을 겪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경향이 있고(77%),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국사회에서는 불이익을 보기 십상(75.9%)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것을 일종의 ‘낙인’으로 바라봤다.

결국 현대인의 정신건강 문제를 국가적, 사회적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을 수밖에 없다. 전체 응답자의 82.4%는 정신질환을 개인적인 문제이기보다 ‘사회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로 생각했고 건강검진과 같이 국가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정신건강 검진’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84.2%에 달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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