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입국 학생 식생활 적응 어려워
돼지고기 섭취 않는 무슬림 배려 사각

일선 학교에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늘고 있다. 특히 한국 태생이 아닌 외국에서 거주하다 중도입국한 학생들은 이질적인 한국문화와 식습관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수성을 다 고려할 순 없지만 문제는 그 수가 적잖다는 점이다. 일부기는 하나 종교적인 이유로 특정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어 학교 급식의 새로운 난제로 작용하고 있다.

다문화 학생만을 위한 급식 다양화 문제는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정책네트워크가 공동 연구한 ‘소수 다문화 학생의 실생활과 학교급식 추진 전략’에도 드러나 있다. 보고서는 다문화가정 학생 중 중도입국한 학생들을 위해 인종적, 문화적 차이와 다양성을 포용하는 사회로 전환돼야 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슬람교가 국교인 무슬림 다문화 가정 학생에 대한 학교급식 문제를 주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특정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세대로부터 이어지는 종교적 관습을 그대로 간직하는 이슬람교 신자들은 돼지고기를 섭취하지 않는다.

학교현장에서는 돼지고기를 섭취하지 않는 극소수의 학생들을 위한 식단을 마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각 학교에서는 특정음식에 알러지가 있는 학생들은 파악하고 있지만 무슬림 학생들은 파악하지 못 하고 있고 급식 대책 또한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각 시·도교육청은 국가별 다문화 학생 현황은 파악하면서도 무슬림 학생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맡았던 임선일 경기도교육연구원 미래교육연구팀장은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무슬림학생 급식 대응 매뉴얼을 표준화해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아이들의 성장과 직결되는 급식은 소수의 학생들에게도 공평하게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타 지역의 한 초등학교는 매년 학기 초에 무슬림 학생의 식습관을 조사해 대장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같은 학교는 거의 없지만,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다”고 훈수했다. 이어 “모든 학생에 대한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학기초 ‘할랄’ 음식을 판매하는 곳과 계약을 체결해 무슬림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각 지역에는 할랄음식만을 취급하는 곳이 존재한다. 교육당국의 관심만 있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현장에서는 무슬림 학생들만을 위한 식단 제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대전 A초등학교 영양교사는 “급식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인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식단이 엄청나게 제한될 것”이라며 “초등학교의 경우 아픈 아이를 위해 죽도 준비하고 알러지가 있는 학생들을 챙기는 것도 벅찬 게 사실”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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