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일제의 우리역사 말살 의도는 무엇인가?
무력으로 조선을 점령한 일본제국주의는 조선을 영원한 식민지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제의 가장 큰 고민은 조선이 그들보다 월등히 긴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이라는 데 있었다.
 
조선시대 왜구들이 노략질을 하면서도 조선의 위력을 두려워했듯이 일제가 조선을 침탈하기는 했으나 지배하기는 힘이 부족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총칼로 일시적 지배는 할 수 있었지만 영원히 통치하기에는 그들의 문화 총량이 조선보다 못함을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네들보다 훨씬 월등한 조선의 역사 문화를 낮게 조작하여 조선인으로 하여금 스스로 열등국민이라 여기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일본제국 신민(臣民)이 되도록 세뇌 시키려 했던 것이다.
 
5대 조선 총독인 사이토 마코토는 조선인을 반(半)일본인으로 만들기 위한 교육시책을 만들었는데 그 내용을 보면 '① 조선인들이 자신의 역사 전통을 알지 못하게 함으로써 민족혼, 민족문화를 상실케 하고 ② 조선인의 조상과 선인(先人)들의 무능과 악행을 들춰내어 그것을 과장, 조선인 학생들에게 가르침으로써 자기의 부모와 조상을 경멸하는 기풍으로 만들고 ③ 그 결과 조선인 학생들은 자신의 역사와 선조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고 실망과 허무감에 빠지게 될 것이니 그 때에 일본역사, 일본인물, 일본문화를 심어주면 그 효과가 지대할 것이다. 이것이 제국일본이 조선인을 반(半)일본인으로 만드는 요건인 것이다.’로 되어 있다.
 
▲ 일제는 우리 역사를 어떻게 말살하였는가?
일제는 조선을 영원한 신민(臣民)국가로 만들고 조선인을 반(半)일본인, 열등국민으로 만들기 위해 창씨개명, 우리의 말과 글, 역사를 말살시키는 3대 작업을 대대적으로 하였다. 그 중에서 우리의 역사를 말살하는 작업을 위해 총독직속의 ‘조선사편수회’라는 독립관청을 만들었다.(1925년) 조선사편수회는 우리 역사를 침탈하기 위해 2가지 작업을 대대적으로 하였다.
 
하나는, 우리의 역사, 문화에 관련된 서적을 압수하여 없애는 작업이었다. 일제는 1910년에서 1937년까지 무려 27년 동안 전국 경찰을 동원하여 당시 우리 조선인들이 소장하고 있던 단군관련 역사서, 조선지리, 문화가 담긴 51종 20만 권을 압수하여 불태우고 자기의 나라로 가져가는 작업을 하였다. 또 하나는 식민사관에 입각하여 조선의 역사책을 새로 만드는 작업이다. 조선사편수회는 1932년부터 1938년까지 6년 동안 총 37권의 ‘조선사’를 편찬하였다.
 
▲ ‘조선사’,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가?
일제가 만든 ‘조선사’는 조선인들에게 식민사관을 주입시켜 조선인들 스스로가 일제의 식민 지배를 역사적 운명으로 받아들이도록 의도하였다 하겠다. 그러한 예로서 강건했던 환국, 배달국, 단군조선, 부여 등과 같은 우리의 상고사를 모두 말살시키고 조선인은 처음부터 중국(한사군 설치설)과 일본(임나본부 설)에게 식민 지배를 받아온 식민 백성, 뿌리와 정체성이 없는 백성으로 전락 시켜 버리려 했던 것이다.
 
또한 우리 역사에서 외침의 역사, 치부역사, 당파싸움의 역사 등을 부각시켜 조선인에게 열등의식, 패배의식, 자기 비하의식을 심어주려 했던 것이다. 이러한 의도로 조선사편수회가 만든 ‘조선사’의 내역을 살펴보면 1편은 신라통일 이전, 2편은 통일신라시대, 3편은 고려시대, 4편은 조선시대 전기(태조~선조), 5편은 조선시대 중기(광해~정조), 6편은 조선시대후기(순조~고종)로 되어 있다.
 
▲ 조선사편찬에 가담한 신민사학자는 누구였나?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수회’에 참여한 친일 인사들과 조선사편찬작업에 참여한 신민사학자들을 살펴보면 이완용(중추원부의장)·박영효(중추원 고문), 권중현(자작) 등이 조선사편수회 고문으로, 최남선·이능화·이병소·이윤적 등이 촉탁위원으로 참여하였고 신석호·이병도 외 13명이 수사관(修史官)으로 참여하여 일본식민학자들 밑에서 편찬 작업을 하였다.
 
▲ 왜, 아직도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가?
식민주의 사관 즉 식민사관은 일본 제국주의의 조선침략과 식민통치를 합리화하기 위해 조작한 역사관이다. 광복이 된지 75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일제 강점기 때의 식민사관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는 것은 이병도의 조선사편수회 학맥을 이은 식민사학자들이 정통역사학자임을 자처하며 대한민국의 역사학계에서 텃세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영토 광복은 되었으나 식민사관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그렇다.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었다면 식민사학자는 역사를 팔아먹고 있음이 아닌가.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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