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외국계 보험회사 조사에 따르면 차량 결함으로 발생하는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63%가 타이어와 관련이 있다. 그 중 70% 즉, 전체 사망자 44.1% 가량이 공기압 관련 문제다.
 
최근 차량의 경우 평균 수명이 10년을 넘어설 만큼 각종 내구성능이 향상되고 있으며 엔진오일 등의 교환주기도 대부분 1.5~2만㎞ 정도다. 대도시 연평균 주행거리인 1.4만㎞를 기준으로 보면 1년에 한번 교체하면 될 정도로 정비와 관리가 필요 없는 운송수단으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액 및 변속기오일 등은 이미 무교환이라고 아예 못 박혀 나오기 때문에 차량을 운행하면서 성능이 변화되고 계절별로 안전성에 큰 영향을 주는 부품은 타이어가 유일한 상황이 됐다. 하물며 전기차나 수소전기차의 경우 오일이나 부품교체가 더더욱 필요 없기 때문에 두말한 나위도 없다.
 
그렇다면 이런 특성을 갖고 있는 타이어의 유통기한은 있는 것일까? 사뭇 궁금해진다. 결론을 말하자면 타이어에는 법적으로 정해진 유통기간은 없다. 일부 메이커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유통기간이 6년 정도로 돼 있을 뿐이다. 타이어는 주성분이 고무로 돼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경화되며 제동거리가 길어지게 된다.
 
이러한 경화율은 운전조건에 따라 매우 크게 달라질 수 있는데 타이어가 노출되는 온도가 높을수록 경화율이 급격히 증가한다. 급출발 급제동이 많을 경우 노면과의 마찰, 브레이크 사용 시 브레이크 드럼으로부터 열이 휠을 통해 타이어에 전달되는데 이러한 열에 의한 경화가 심화된다. 요즘 대부분 자동차가 알루미늄 휠을 사용한다. 알루미늄 휠은 열전도가 좋아서 브레이크의 발열을 발산시켜 주는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림으로 열전달이 많아져 타이어 고무의 경화를 가속시키는 경향이 있다.
 
특히 윈터타이어는 시간이 지나면 경화속도가 더 빨라져 제조년월일 점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윈터타이어는 눈이 내린 환경에서만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것이 아니다. 대기 온도가 7℃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일반 사계절용 타이어는 고무가 경화되면서 제동거리가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조금 말랑말랑하고 수분이 있을 경우 최적의 성능을 보일 수 있는 윈터 타이어가 저온에서는 눈이나 빙판 유무와 상관없이 안전할 수 있다. 반대로 봄철에 따뜻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윈터타이어를 사용할 때는 과도하게 말랑거리는 고무 특성으로 연비가 나빠지고 제동거리가 길어질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타이어가 미끄러지고 방향성을 잃어 대형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노면 마찰계수, 속도 그리고 타이어 마모율로 구분할 수 있다. 그중 마찰계수는 노면이 젖었는지, 폭우가 쏟아지는지 혹은 서리가 내리거나 빙판이나 눈으로 덮였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속도는 당연히 빠를수록 위험하다. 결국 이러한 부분은 운전 중에 주의하면 해결이 된다지만 타이어 마모율은 다르게 해석된다. 평소 측정 방법을 숙지해서 마모율을 체크하는 습관을 가져야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계절의 변화와 무관하게 타이어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기압 관리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차량은 적정공기압이 33psi 정도이고 정확한 값은 운전자 매뉴얼 책자 혹은 차량 운전석 문을 열고 바디프레임에 붙어 있는 검은색 스티커에 명기돼있다. 공기압이 높을 경우에는 승차감이 떨어지고 마모가 심해지며 노면의 충격이 크게 전달되기 때문에 쇽업소버 등 차량 부품 수명이 저하된다. 공기압이 저압일 경우에는 스탠딩 웨이브가 발생하며 펑크의 위험이 있다. 문제는 두 가지 원인에서 발생한다. 공기압은 자연적으로 조금씩 빠진다는 것이다.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 특히 공기압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대기온도가 10℃ 내려갈 경우 공기압이 8.75% 정도 저하되며 운행을 많을수록 공기압은 과도하게 감소하는데 한 달에 최대 2psi까지 저하될 수 있다. 즉 최소 한 달에 한번 그리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환절기에는 1주일에 한번 정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공기압 체크 시 중요한 것은 33psi라는 적정공기압은 타이어가 완전히 식었을 경우의 값이다. 운행 후 타이어가 따뜻한 상태에서 33psi를 맞추는 것이 아니다. 차량의 정비 등이 모두 끝난 후에 타이어를 만져 차갑게 식은 이후 33psi를 채우는 습관이 안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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