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VS 프리미엄 양극화 심화
대전, 국내 추캉스족 잡아야

올해 한국 경제는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부작용 논란과 자유무역주의에 역행한 일본의 경제 보복 탓에 위축되는 경향을 보였다. 추석이 하반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면 좋으련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연휴 기간이 예년보다 짧아진 데다 대내·외 변수가 겹쳐 추석 소비 패턴에 변화가 불가피해서다. 지역일수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월 ‘김영란법’이 허용하는 선물비의 상한액을 농축수산물에 한해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했다. 이로 인해 대거 선보였던 ‘가성비’ 위주의 실속형 명절 선물 세트와 함께 ‘프리미엄’ 시장이 제자리를 찾는 긍정적인 효과가 찾아왔다. 그러나 폐해도 뒤따랐다. 숙명여자대학교 서용구 교수는 “소비자가 온라인마켓으로 소비 시장을 파악하면서 실속형 저가를 찾는 반면 눈은 더 세련되고 높아졌다. 즉, 5만 원을 기준으로 아예 저렴하거나 비싼 걸 찾다 보니 중간 가격의 제품은 팔리지 않는 소비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규모가 작은 지역 업체로서는 가격 경쟁과 고급화에서 모두 뒤처져 있어 추석 특수에 승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구매가 선호되고 있다는 거다. 저가와 새벽배송을 앞세운 온라인 업체가 어디든 배달해주고 있어 굳이 선물을 귀성길 출발·도착 지점에서 구매할 필요가 없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의 경우 지난달 28일부터 9월 3일까지 명절 먹거리 판매량이 지난해 추석보다 최대 2배 이상 증가했다. 만약 충청권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 추석 특수가 사라지면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다행히 올 추석이 짧고 한일 갈등이 지속돼 국내 여행은 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한 달간 청주공항서 일본으로 떠난 여행객은 1만 334명이었으나 올해는 59% 감소한 4240명에 그치고 있어 충청지역 여행객 유입을 기대해볼 만한다. 그러나 국내 호텔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는 ‘추캉스족(추석+호텔+바캉스)’을 잡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충남은 비교적 괜찮지만 대전의 유성 호텔업계를 중심으로 한 호텔 산업이 탄탄하지 못한 탓이다. 서 교수는 “명절은 불황에 빠진 경기에 활력을 주는 매우 중요한 단비다. 하지만 우리도 일본처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친족을 중심으로 한 유대관계가 헐거워진 탓에 점점 명절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추석 소비 패턴의 변화에 맞춰 지역별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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