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입성 노리는 후보군

 
 
21대 총선이 2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도권 선점을 위한 여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국회의사당 전경. 국회 제공

‘팽팽한 접전이냐? 일방의 승리냐? 다자구도냐?’

추석 연휴에도 여야 국회의원들은 저마다 지역구에서 의정활동을 홍보하며 민심 잡기 경쟁을 벌였다. 지역 곳곳 주요 도로변에는 현역 의원들은 물론 지난 선거에서 낙선의 아픔을 맛본 도전자들, 그리고 한 명의 유권자에게라도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리려는 정치신인들이 내건 플래카드들이 즐비했다.

2016년 4월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충청권 27석(대전 7석, 세종 1석, 충남 11석, 충북 8석) 중 14석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대전 3석, 충남 6석, 충북 5석)이 차지했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2석(대전 4석, 충남 5석, 충북 3석), 무소속 1석(세종)을 얻었다. 유일한 무소속 당선인은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됐던 이해찬 현 당 대표로 사실상 여당과 제1야당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었고, 현재 충청권 의석은 ‘신분’이 뒤바뀐 더불어민주당이 15석(대전 4석, 세종 1석, 충남 6석, 충북 4석), 자유한국당이 12석(대전 3석, 충남 5석, 충북 4석)을 점유하고 있다.

20대 총선은 박근혜정부 출범 4년차에 실시됐다. 마찬가지로 내년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 역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 4년차에 성사돼 과연 어떤 결과가 도출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또 내년 총선은 오는 2022년 3월로 예정돼 있는 20대 대선을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 성격을 띠어 흥미롭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제1야당으로 123석을 얻으며 새누리당에 1석 차로 우위를 점해 제1당으로 발돋움했고, 2017년 5·9 장미대선을 통해 9년 만에 정권을 탈환한 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여세를 몰아가려 한다. 반면 한국당은 처참하게 무너진 보수 세력을 재건해 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나 설욕에 나서겠다며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매 공직선거마다 절묘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온 충청권에선 현재와 같은 거대 양당의 대립 구도가 이어질지, 아니면 무게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지, 또 제3당이 원내에 진입할 수 있을지 등이 주목되는 대목으로 현재로선 예단하기 힘든 안개 정국이다.

전국적으로 지역구를 28석 줄이고(253→225석), 비례대표를 28석 늘리는(47→75석) 공직선거법 개정 추진도 중대 변수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어렵사리 지역구 2석을 늘렸던(25→27석) 충청권으로선 이 같은 개정안이 적용될 경우 4석이 줄어들(27→23석)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정치 지형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 어떤 인물들이 21대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해 뛰고 있는지 살펴본다.

◆대전

동구에서는 한국당 이장우 의원의 3선 도전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강래구 지역위원장이 이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맞붙는다면 세 번째 리턴매치다. 같은 당 장철민 전 홍영표 국회의원 보좌관, 정경수 대전여성변호사회장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바른미래당에선 한현택 전 동구청장이 후보로 점쳐진다.

중구에서는 한국당 이은권 의원이 재선을 목표로 뛰고 있다. 민주당에선 송행수 지역위원장, 박용갑 중구청장, 청와대 법무비서관실 행정관 출신인 전병덕 변호사, 권오철 중부대 겸임교수 등이 대항마로 거론된다. 여권 후보군에 속한 것으로 분류되는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정치권 일각에선 중부경찰서장 재직 당시 유천동 집창촌 척결에 나섰던 황 청장이 중구에서 정치에 입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에선 남충희 지역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서구갑에선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충청권 최초의 ‘내리 6선’ 도전에 나서는 가운데 한국당에선 이영규 당협위원장과 검사 출신인 조수연 변호사, 민선 7기 서구청장에 도전했던 조성천 변호사가 경선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구을은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한국당 양홍규 당협위원장, 바른미래당 윤석대 지역위원장, 정의당 김윤기 시당위원장 등이 박 의원의 3선 저지를 위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작년 지방선거 당시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박 의원과 극한 갈등을 겪다가 민주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긴 김소연 대전시의원(서구6)이 어떤 행보를 취할지가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유성갑은 민주당 조승래 의원과 대전시장을 역임한 한국당 박성효 당협위원장 간의 경쟁 구도인데, 한국당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 바른미래당 심소명 지역위원장 등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유성을은 민주당에선 5선 고지를 노리는 이상민 의원과 함께 김종남 대전시 민생정책자문관, 정기현 시의원, 조원휘 전 시의회 부의장 등이 거론된다. 한국당에서는 육동일 당협위원장과 이영수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 행정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 바른미래당은 시당 위원장인 신용현 의원(비례)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

대덕구에서는 한국당 정용기 의원이 3선을 노린다. 민주당에선 박종래 지역위원장과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 최동식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등이 후보직을 놓고 경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

21대 총선 선거구 획정에 적용될 인구는 올해 1월 31일을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상한선은 30만 7120명, 하한선은 15만 3560명이다. 단일 선거구인 세종시는 인구가 33만 명을 넘어서며 분구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지역구를 대폭 줄이는 선거법 개정 추진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9·20대 세종시에서의 재선을 포함해 총 7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해 8월 당 대표 선거전에 임하면서 일찌감치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에 따라 무주공산이 된 세종시에선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출마할 것이란 관측을 비롯해 이강진 정무부시장, 강준현 전 정무부시장, 이종승 전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이영선 변호사, 고준일 전 세종시의회 의장, 김수현 세종참여자치연대 전 사무처장 등 여러 인물이 민주당 내에서 이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송아영 시당 위원장, 박종준·유용철 전 시당 위원장 등의 공천 싸움이 예상되고, 바른미래당에선 김중로 의원(비례), 정의당 이혁재 시당 위원장 등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

◆충남

천안갑은 ‘충남의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띠고 있고, 천안 3개 선거구 중 보수층이 가장 두터운 곳인데, 한국당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출격 여부를 눈여겨볼 만하다. 현역인 민주당 이규희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심까지 당선무효형을 받은 점도 그의 출마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천안갑 외에도 홍성·예산, 대전 서구을, 세종시 등을 출마 대상지로 언급한 바 있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바른미래당에선 이정원 전 시의회 의장의 출마가 거론된다.

천안을은 민주당 박완주 의원의 3선 도전이 확실시되고, 한국당에선 신진영 당협위원장, 김원필 한국청년유권자연맹 공동대표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천안병에선 민주당 윤일규 의원과 한국당 이창수 당협위원장의 대진표가 그려지는 모양새다.

충남은 곳곳에서 펼쳐질 리턴매치도 관전 포인트다.

공주·부여·청양에서는 한국당 정진석 의원과 민주당 박수현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4년 만에 재대결할 것으로 보이고, 보령·서천에서도 한국당 김태흠 의원과 3선 서천군수를 지낸 민주당 나소열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 간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논산·계룡·금산에선 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가운데 황명선 논산시장 출마설도 흘러나오고 있고, 한국당에서는 지난해 충남지사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이인제 전 의원과 박우석 당협위원장 등이 공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산갑의 한국당 이명수 의원과 민주당 복기왕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도 16년 만에 다시 승부를 가릴 것으로 예상되며, 서산·태안에선 한국당 성일종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간 리턴매치도 성사될 조짐이다. 당진에선 민주당 어기구 의원과 한국당 정용선 전 충남지방경찰청장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본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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