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정치·교육부

며칠 전 뉴스를 통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안타까운 선택을 한 가족의 사연을 접했다. 이처럼 각종 신문이나 뉴스 혹은 TV 프로그램을 보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이야기를 쉽게 들어볼 수 있다.
 
여름이면 폭염에 맞서 싸우고 겨울이면 살을 에는 추위에 벌벌 떨 수밖에 없는 낡고 오래된 쪽방에서 사는 이들부터, 폐지를 줍기 위해 이른 새벽 동이 트기 전부터 연약한 몸으로 자신의 몸집보다 더 큰 리어카를 끌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노인까지,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이들의 모습은 안타까움과 동정심을 느끼게 한다.
 
사실 이러한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은 교육 현장에서도 눈에 띈다. 특히 장애인 학생들에겐 더 답답한 현실이기도 하다. 지난달 장애인 학생의 교육 복지와 관련해서 취재하며 장애인 아들을 둔 어머니를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어머니께 직접 들어본 현실은 냉담했다.
 
교육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장애학생들의 고충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대전 관내에 있는 장애학생 수요 대비 프로그램은 현저하게 부족했고, 학생들을 돌봐줄 교사들마저 충분히 배치되지 못하고 있는 열악한 여건 속에 장애학생들은 교육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 교육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던 어미니께서는 한참 이야기를 하던 중 “지금도 이렇게 운영이 더딘데 과연 장애인들이 생애 전반에 걸친 교육은 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일부 프로그램 교육을 수강한다고 하더라도 대다수가 단기에 그치는 것들이라 교육의 만족도를 높이기에 부족할 뿐더러 장애학생들이 좀 더 공부를 하고 싶어도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토로한 것이다.
 
일전에 장애인 대학생들을 위한 시설과 교육을 취재한 적이 있어 질문의 의미를 단박에 이해할 수 있었다. 취재 당시 대다수의 관계자들은 장애학생 수가 적어 크게 문제는 없다는 답변을 했었는데, 그들의 대답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동등한 교육을 받아야 할 장애학생들이 초·중·고교의 교육 과정을 마치고 나면 당장 배움을 이어나갈 곳이 없었고 더 나아가 생계도 영향을 받게 된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알 수 있어서였다.
 
취재를 마친 후 기사를 마감하고 나서도 “이런 상황이 언제 나아질지 모르겠네요…”라며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던 어머니의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우리가 장애학들을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복지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그들은 어디서든 우리의 보통 이웃으로 존재하기도 하고, 진정한 자립을 위한 설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삶은 우리의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렇기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 곳곳에서 여러 시민단체들이 목소리를 내고, 힘을 모아 봉사활동과 기부를 하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나 스스로도 그들이 놓인 상황을 한순간의 관심으로만 바라보질 않길 바라며, 앞으로도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답답한 상황을 전달할 수 있는 글을 계속해서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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