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타격하는 직업인'도 있었는데 …

 

힌크마르 폰 라임스(Hinkmar von Reims: 810~882)를 인용한 마이어 교수에 따르면, 이 시대에는 이 도시 저 도시로 옮기면서 곰들의 재주 놀이를 군중들에게 보여주는 이도 있었는가 하면, 곰의 머리털은 약용과 부적으로 팔았다고. 1542년 쾰른의 연대기에는 순례객들이 길거리에서 곰에게 춤을 추게 하고선 돈을 벌기도 했단다. 중세의 직업군 중 하나가 '개를 타격하는 직업인'이었다. 이들의 의무는 미리 계약된 돈을 받으면서 길거리에 흩어져 돌아 다니는 개를 잡아서 죽이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빈 같은 경우는 1444년에 이런 직업군들이 거리에 떠돌아 다니는 866마리의 개를 없앴다고 한다.

이들의 직업군에는 당시에 칭호가 따로 있었는데, 비주류인생(unehrlich)으로 분류된 최하층민이었다. 이런 직업군들은 증세에 상당히 많은데, 아래에 더러 언급될 사형집행인들도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식당에 들어갈 때도 먼저 신고를 하여야 하고, 식당안의 자리도 멋대로 앉을 수 없었고, 이들을 위해 지정된 곳에 외톨이로 앉아서 밥을 먹어야 했는데, 지금의 우리말로 하면 '혼밥'을 먹어야만 했던 이들인데, 그 차이점은 개인이 원해서가 아니라 강제로 혼자서 먹어야 했다는 사실이다.

다음은 개라는 단어, 내지는 개를 가지고 행하는 행동에 대한 해석인데, 지금의 우리네와도 비슷한 상황 같다. 당시도 치욕과 굴욕의 의미로 폄하하는 뜻으로, 바로 '개를 옮긴다' 혹은 '개를 옮김'을 사용했던 거다. 아무튼 이 행위는 중세인들에게는 하나의 벌에 속했다. 프랑켄 지방과 슈바벤에서, 후에는 모든 지역에서 행해졌는데 특별히 귀족들 중에서 지역끼리의 평화를 깨는 이들에게 내려진 판결이다. 이런 연유로 938년 오토 1세(912~973)가 바이에른 지방의 평화를 깨는 에버하르트(Eberhard: 912~940)를 추종하는 자들에게 한 지방에서 다른 곳으로 개를 옮기는 벌을 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앞에 소개된 바와 같이 어쨌든 중세의 동물 중 개는, '개 때리는 사람들'에게 희생을 당한 부분도 있었지만, 대개는 중세인들의 사랑을 받은 듯한데, 이번엔 사냥에 투입된 동물 얘기다. 이런 얘기들이 동물 학대에 속할지도 모르겠다만, 인간의 사냥에 도움을 준다니 긍정적인 영역으로 포함시키자. 당시에 많은 이들이 사냥놀이에 빠졌는데, 사제들까지도 이런 사냥놀이에 동참하자, 교회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먼저 덴마크 왕인 크누트(Knut der Grosse)의 얘기인데, 1016년 그는 그가 소유한 숲의 10마일 영역 밖의 모든 개들의 다리를 부러뜨리라는 훈령을 내렸다. 다 자기 숲의 동물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였단다. 하지만 위험성이 적고 어린 개는 제외였다니 그나마 다행으로 보인다. <출처: '기독교 사상' 201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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