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B-05구역 주택재개발 현장 사진 / 조합원 제공

울산 중구 B-05구역 재개발조합이 시공사 교체 추진으로 수천억원 대 금융부담을 떠안게 됐다.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막대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사업비대출 상환에 대해 이렇다 할 대안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조합과 그동안 시공사 변경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진 L사는 (조합의) 대출금 상환 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어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디폴트 위기에 봉착한 조합이 이대로 기존 시공사 교체를 강행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울산 중구 B-05구역에 사업비 등을 대여해 준 대주단(수협은행, 디비금융투자, 현대라이프생명보험, 흥국생명보험)은 조합에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즉시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대주단 측은 “시공사 해지절차 진행 개시 시점에 대주단에 사전 서면 동의를 구하지 않은 귀책사유가 발생했다”며 “동부토건이 지분양도를 철회하며 시공사 컨소시엄의 변동 가능성이 해소됐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시공사 해지 절차를 진행하거나 의결하는 행위는 사업 및 대출약정상 기한의 이익상실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합은 시공사 재선정을 강행할 경우 사업비 대출금 2200억원과 중도상환 수수료 1%(22억원), 시공사 대여금 142억원 등을 즉시 상환해야 한다.

조합의 시선은 인근 B-04구역의 시공사인 L사로 향하고 있다. 조합은 기존 시공사의 지분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L사와 시공사 변경 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보증금’은 조합이 디폴트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꼽힌다. 조합이 시공사 재선정 입찰에 참여하는 L사로부터 2342억원과 함께 기존 시공사의 손해배상 및 공사비 정산금액 등을 추가해 입찰보증금으로 받으면 대주단의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조합이 책정한 입찰보증금은 30억원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시공사 선정 총회 이후에 납부하는 조건이다. L사도 입찰보증금과 사업조건 등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칼자루를 쥐게 된 L사가 급할 게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L사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조합에 등을 돌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비대출 승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L사가 대안을 찾아주지 않을 경우 사업비대출 상환원금과 더불어 연체이자까지 고스란히 조합에서 해결해야 한다. 조합원들은 분담금 폭탄을 맞고, 재개발사업은 장기간 지연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효성중공업 등 기존 시공사는 동부토건의 지분양도가 철회된 만큼 도급계약의 효력과 조건은 유지돼야 한다며 ‘시공사 지위 확인 청구 소송’에 나선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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