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등에 전세 수요 증가
물량 부족해 전세가 오르고
매매가도 상승 악순환 반복

대전의 전세 공급이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부족이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기준 대전의 전세수급지수는 177.5다. 2017년 6월 둘째 주(1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는 중이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100을 넘어 수치가 클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대전의 전세수급지수는 전국에서 전남(178.2) 다음으로 높은 수준으로 현재 전세 물량이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다.

대전의 전세수급지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이유는 공급 부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세의 경우 철저하게 분양 물량이 공급돼야 하는데 대전은 주택용 부지 부족으로 새 집이 다른 지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다른 지역에 비해 아파트 공급이 제대로 되질 않았고 이 때문에 전세 물량 역시 제대로 수급되지 않은 것이다.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재개발·재건축도 대전의 전세수급지수를 끌어올렸다. 주택용 부지 부족으로 대전의 분양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이 주축인데 재개발·재건축이 분양한 경우 원주민이 일시적으로 전세 시장으로 유입된다. 이 때문에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전세가는 크게 상승한다.

실제 분양이 진행 중인 중구와 내주와 내년 분양이 예정된 서구 등의 경우 계속해서 전세가가 오르고 있다. 중구의 경우 지난 8월 이후 1.15%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구 역시 1.35%의 상승률을 보인 반면 재개발·재건축이 전혀 없는 유성구와 대덕구는 -0.11%, -0.1%로 나타났다.

높은 전세수급지수는 결국 전세가를 끌어올리게 되고 비싸진 전세가는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가뜩이나 대전은 매주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부동산 과열 지역이어서 전세수급지수로 인한 매매가 상승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서민의 내 집 마련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 물량은 공급 물량이 많아야 안정되는데 대전은 다른 지역보다 분양이 거의 없었다. 결국 전세가 부족해져 전세가는 오르고 매매가 역시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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