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이틀째를 맞아 예매율 1위를 달리는 등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커플 간의 싸움을 유발하는 달갑지 않은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조남주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이 영화는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꿈 많던 어린 시절과 자신감 넘치던 직장생활을 거쳐 한 아이의 엄마이자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가는 김지영 이야기를 그렸다. 

  그러나 개봉 이후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영화의 짜임새에 대한 비판이기 보다는 남과 여로 갈라져 무조건 찬성하고 무조건 반대하는 '성대결'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일부 네티즌들이 평점 1점을 주는 '평점 테러'가 이어졌고, 여성 위주의 커뮤니티에서는 관람을 마친 간객들로부터 "마치 내 이야기 같았다"는 공감 글이 줄을 잇는 등 확연한 온도차를 보였다. 

  이러한 성대결 과열 분위기는 연인 또는 부부 간의 갈등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친이 이 영화를 보자고 하는데 어떡하면 좋느냐"는 고민글이 올라왔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연인이 페미니스트 또는 여성혐오주의자인 걸 알게 됐다는 증언이 속속 뒤를 잇고 있다.

  가수 장범준도 전날 이 영화 홍보글을 올린 아내 송승아의 SNS에 '????' 댓글을 달았다가 성차별주의자로 몰리는 등 곤혹을 치렀고 일부 연인은 이 때문에 다투다가 실제로헤어졌다는 '썰'이 인터넷을 떠도는 등 흉흉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뜻하지 않게 '커플 브레이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 영화 때문에 헤어졌다기 보다는 원래부터 갈라설 예정인 커플이 영화를 핑계로 헤어졌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한 때의 해프닝에 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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