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없이 맘껏 뛰어다닐 수 있어
부족한 접근 문제는 개선해야

 
대전 대덕구 반려동물 놀이터 입구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나날이 늘어나자 반려동물을 위한 공공시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족처럼 여기는 반려동물에게 조금이나마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자 하는 취지에서다. 지난 26일 크고 작은 반려견들이 견주들과 함께 지칠줄 모르고 뛰어다니던 대덕구 반려동물 놀이터가 그랬다.

신탄진휴게소 인근에 위치한 대전의 첫 반려동물 놀이터는 후미진 곳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방문객들로 붐볐다. 놀이터 초입에 위치한 소형 주차장은 이미 차량들로 꽉 차 있어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급증했다는 사실이 새삼 다가왔다.

지난 14일 공식적으로 문을 연 대전 반려동물 놀이터는 각종 주차시설과 강아지들이 맘껏 놀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었다. 인적이 드문 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긴 하지만 그만큼 반려동물 놀이터에서 발생될 수 있는 민원문제를 원천봉쇄했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지난 26일 대전 대덕구 반려동물 놀이터에서 한 강아지가 놀이시설들이 신기한 듯 살펴보고 있다.

놀이터에서는 십여 마리의 반려동물들이 쏜살같이 뛰다니며 바람내음을 즐기고 있었고 견주들은 반려동물을 자식보듯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일반 공원에서는 사뭇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이곳에서는 목줄 착용이 의무가 아니고 선택이라 반려동물들이 맘껏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만일을 대비해 철조망이 쳐져 있는 놀이터 내부에서만 목줄 착용이 의무가 아니고 바깥으로 나가는 경우에는 목줄을 다시 재착용해야 한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원거리에서 놀이터를 찾아오는 이도 적잖다. 진잠동에서 놀이터까지 30여 분을 운전해 놀러왔다는 강민지(29·여) 씨는 “양이(반려동물 애칭)가 이곳에만 오면 숨이 턱에 차도록 뛰다니는 데 그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 귀찮더라도 놀이터로 발걸음을 향하게 된다”며 “간혹 마당이 있는 애견카페도 있지만 장소가 너무 좁았는데 이곳은 공간도 넉넉해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 26일 대전 대덕구 반려동물 놀이터에서 견주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을 즐기고 있다.

강아지들이 자유롭게 노다닐 수 있다보니 강아지 즉석만남(?)도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의 반려동물들이 뛰어 놀다가도 새로운 강아지가 놀이터로 들어오면 이내 호기심이 들었는지 서로 냄새를 맡았고 얼마 지나지않아 같이 장난을 치는 광경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쑥쓰럼을 많이 타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한 강아지도 채 10분이 지나지 않아 금세 친구들을 사겨 놀곤 했다. 견주들 또한 상대방 강아지에 대한 나이나 성별을 물어보며 교류하기도 했다.

시설도 나름 체계화 돼 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대형견 존(zone)과 소형견 존이 나눠져 있다. 맘껏 놀다가 지친 강아지들은 놀이터 내부에 마련된 식수대에서 목을 축이고 있었다. 소형 계단과 자그마한 미끄럼틀 등을 갖추고 있는 놀이시설에서는 견주들이 강아지들을 간식으로 유혹하며 멋진 묘기를 부리길 기대했지만 웃프게도 성공하는 장면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놀이터를 찾아온 강민성(31) 씨는 “이번 놀이터를 계기로 더욱 많은 반려동물이 생겼으면 한다”며 “소음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곳은 어울려 노는 곳이다 보니 별다른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반겼다. 실제로 놀이터에 3시간 가량 머물러봤지만 큰 소음이 들리진 않았다.

지난 26일 대전 대덕구 반려동물 놀이터에서 한 견주가 반려동물 인생샷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다만 부족한 예산 등의 문제로 위치 알림 서비스 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구석진 곳에 자리잡고 있는 위치는 소음 등의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었겠지만 인근 대로(신탄진로)에 놀이터에 대한 표지판이나 현수막이 없어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네비게이션이나 각종 지도 어플에서는 놀이터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놀이터 전용 입구가 있는데도 신탄진 휴게소를 경유해 경부고속도로로 길을 안내, 이동에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

신익규 기자 sig26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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