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보 作 - Mountain(Red, Green)

붉은 하늘에 산은 짙은 녹색이다. 붉은 기운은 생명을 품었다. 산의 등은 참 순하다. 순한 공간이 생명을 품었다면 말할 것 없이 아름답다. 산과 하늘이 색의 조화를 이루지 않고 있지만 조화의 부분을 건너가면 태초의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산은 엄마의 자궁처럼 느껴진다. 그 자궁을 생명의 색인 붉은 기운이 감싸고 돈다.

이곳에서 우리가 태어났다. 내가 네가 그리고 우리가 태어난 공간이다. 앞으로 수많은 생명들이 이곳에서 잉태되어 세상에 나올 것이다. 그리고 끝내 우리가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 이럴 때는 붉은 기운은 하늘이 되고 짙은 녹색은 땅이 된다. 이런 것을 조화라 부른다. 엄마의 자궁이야말로 천지창조의 조화이다. 작품에서 내가 태어난 엄마의 자궁을 보았다.

<김희정 대전미룸갤러리 관장>

임규보(1991년~)
작품명 : Mountain(Red, Green)
작품크기 : 162.2㎝×130.3㎝
재료 : Oil on canvas
제작년도 :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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