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제 충남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농식품가공팀장

 ‘농업이 미래다’라는 희망적인 말들과 청년농업인, 귀농인의 성공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희망가를 부르기에는 농업의 현실이 그리 녹록지 않다. 해마다 들쑥날쑥한 농산물 가격과 고령화에 따른 농업인력 부족, 밀려오는 수입농산물 등으로 농업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 또한 식생활 서구화의 영향으로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을 밑돌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농민들은 점점 지쳐가고 농가소득원 확보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단순 농업으로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제는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가공하고 유통까지 뛰어드는 적극적인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잉여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소규모로 식품을 제조하고 SNS를 활용하여 소비자들과 직거래하면서 소득 향상을 꾀하는 농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농산물을 가공하게 되면 그만큼 부가가치가 향상되는데, 쌀로 떡을 만들면 부가가치는 5.6배, 술을 만들면 9.3배, 대마로 삼베를 짜면 6.8배, 이불을 만들면 14.4배가 된다. 또한 알밤으로 전분을 만들면 4배, 밤묵을 만들면 8.4배로 그만큼 부가가치가 올라간다.

농산물을 가공하면 농산물 생산자 입장에서는 판로확보로 인해 보다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할 수 있고, 가공사업장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원료 확보 및 부가가치 창출로 인한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농산물 가공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적으로 농식품 트렌드를 알아야 한다. 초기에는 농촌에서 접근하기 쉬운 장류, 한과 등에 집중되었지만 지금은 향수, 음료 등으로 확대되었으며 포장도 아주 멋스러워졌다. 식품시장의 흐름은 안전성을 기본으로 한 건강·웰빙, 기능성, 편의성, 생산가능성, 지속가능성을 중시하고 있다. 또한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포장, 간편식의 증가가 매우 뚜렷하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농업기술원과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업의 6차산업화를 위해 체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농산물 가공교육, 소규모 창업, 위생시설 개선 등으로 6차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최근 농업기술원에는 농산물가공과 관련해서 가공사업장이나 창업희망자 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시제품 제조, 영양성분 분석, 가공체험교육, 상담 등 자신이 갖고 있는 애로기술을 해결하고자 하는 농업인들의 열망은 공직자들을 지속적으로 긴장하게 만든다. 소비자의 요구에 초점을 맞춘 농업인들의 열망과 공직자들의 열정이 한데 모아져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가운데 어려움은 극복되어지고 농업·농촌의 밝은 미래가 도래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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