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숙 대전공고 교사

 

한 어학원에서 호주 어학연수에 갈 사회 나눔 장학생을 선발한다는 내용을 접한 ‘장호’는 친구 ‘용재’를 부추겨 제출할 서류를 함께 준비한다. 마지막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위해 공책을 펼친다. 장학생에 선발되려면 자신을 최대한 불쌍하게 써야 한다는 ‘장호’의 충고를 듣고 ‘용재’는 ㉠자신의 형편을 실제보다 불우하게 부풀려 적고는 엄마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급기야 ㉡면접까지 봐야 한다는 어학원 직원의 말에 ‘용재’는 짜증이 났다. 자신이 제출한 서류 그 어디에도 진짜 ‘용재’는 없는데다 면접관 앞에서 ㉢불쌍한 척 능청까지 떨기는 싫었던 것이다.

[면접일, ‘장호’는 왁스를 발라 올려붙인 머리를 단정하게 내리고 다리에 달라붙는 교복 바지 대신 헐렁한 것으로 갈아입는다. 평소 끼고 다니던 뱀 대가리 반지는 빼서 주머니에 넣는다.]

“살면서 무엇이 가장 어려웠나?” 엄마와 단 둘이 살았지만 친척과 가까이 살면서 어려운 줄 모르고 살아온 ‘용재’는 ㉣결국 답이 없는 질문에 할 말을 잃는다. [‘용재’를 뺀 ‘장호’와 다른 아이들은 각자의 불행을 경쟁하듯 당당하게 털어놓는다.] ㉤저마다의 비밀스런 사연을 모두 듣게 된 ‘용재’는 다른 아이들이 부끄러워할까봐 고개를 들지 못한다.

면접이 끝나고 다른 아이의 답변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척 들으면 안다고 큰소리치는 ‘장호’에게 ㉮‘용재’는 악을 쓴다. “척 보고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

1. ㉠~㉤에서 알 수 있는 ‘용재’의 성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엄마가 속상해하실 것을 걱정하는 것으로 보아 효심이 깊음
② ㉡: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아 소심함
③ ㉢: 과장하거나 거짓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으로 보아 양심적임
④ ㉣: 상황에 맞게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고지식함
⑤ ㉤: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공감하는 것으로 보아 남을 배려함

2. ㉮의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어렵게 살아온 자신의 처지를 인정받지 못해 비관해서
② 자기소개서와 면접 외에 자신을 알릴 방법이 없어 절망해서
③ 남들보다 더 불행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싫어서
④ 다른 아이들과 달리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한 것이 억울해서
⑤ 평소와 다른 차림새로 꾸며서 면접을 보지 않은 것이 후회돼서

요즘 한창 배우고 있는 교과서 수록 소설을 편집하고 문제를 만들었다. 국어 문제는 ‘지문 속에 답이 있다’라고 하는데 절반은 맞다. 소설은 인물이 처한 상황에 맞게 인물의 말과 행동 이면을 잘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사람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일이라고 해서, 잘 읽어보자고 수업하며 연습해 보고 시험까지 보는데 갈 길은 멀기만 하다.
1번은 ②, 2번은 ③을 선택했다면 소설 읽기와 사람 읽기, 그 어려운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가지시길 바라며, 더 잘하시라고 ‘서술형 문제’ 추가.
“[ ]을 바탕으로 면접에 대비하는 ‘장호’의 행동에 대해 조건에 맞게 서술하시오.”
조건 1. ‘장호’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
조건 2. ‘용재’의 행동과 대비하여 서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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