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용 스윙플레이트 시장 등 선도, 직원 먼저 생각하는 참기업

 
비전 스윙플레이트. 페어웨이, 러프, 벙커 3종 매트의 최초 적용으로 다양한 난이도의 연습환경을 제공한다. ㈜조은정밀 제공

대전시 유망중소기업 탐방을 통해 ‘성공’이란 큰 산을 향해 나아가는 뚝심의 강소기업들을 마주한다. 이들이 전하는 모험적이며, 모범적인 성공 스토리는 다른 기업들에게 있어 정상을 오르는 중요한 길잡이기 될 법하다.

박재성 ㈜조은정밀 대표가 전하는 이야기는 역경(逆境) 지점에서 헤매는 사업가들에게 하나의 바른 길을 제시한다. 부단한 기술개발을 통해 회사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과 사업 목표의 중심을 직원의 행복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다.

 

박재성 ㈜조은정밀 대표

#. 남다른 기술기업, 실패에서 배우다

대전 대덕테크노밸리 내에 위치한 ㈜조은정밀은 특장차용 유압실린더와 기타 골프 관련 제품을 생산 및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시중에 유행하고 있는 스크린 골프의 스윙플레이트 등 기술적 부분의 한 축을 ㈜조은정밀이 담당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영역인 많은 힘을 필요로 하는 유압실린더를 근간으로 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유압실린더 관련 기계를 생산, 개발 및 정보교류를 통해 업계 기술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표의 회사 소개에서는 자부심이 물씬 묻어난다. 기업 설립 이전 특장차 관련 업종에 종사하면서 쌓은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냈다는 게 그의 설명. 지난 1996년 회사 설립(전 조은정밀)부터 20여 년 동안 회사는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한 발 한 발 내딛은 발걸음은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정상을 향해 나가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00년 제설기, 살포기 외 도로공사 실린더를, 이듬해에는 사다리차 실린더를 제작하며 생산을 본격화했다. 지난 2008년에는 법인을 전환(현 ㈜조은정밀)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0년에는 특장차 실린더 생산을, 2012년에는 비전(Vision) 스윙플레이트를 양산해 나가며 성장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성장 비결에 대해 박 대표는 실패를 개의치 않는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꼽았다.

“저희 회사는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기술을 축적하고 있죠. ㈜조은정밀은 어려운 시기에도 기술개발을 멈춘 적이 없습니다.”

㈜조은정밀은 유압실린더 및 골프기기 관련 특허 30건 보유하고 있으며 ISO9001인증 등 동종업계의 ‘특허와 인증’ 부분에 있어 독보적 강점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박 대표는 ㈜조은정밀이 가진 또 하나의 특별함을 언급한다. 바로 실패에서 얻은 경험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희들은 대기업이나 연구기관이 하는 것처럼 학문이나 체계적인 절차를 거쳐서 하는 것보다는 몸으로 부딪칩니다. 많은 실패를 통한 기술습득과 기술 개발이 우선시 되는 것 같아요. 대기업에서 100 정도 노력을 들여서 기술 습득을 했다면 우리는 500~1000의 노력을 들여 습득합니다. 성공한 기술 보다는 실패한 기술이 훨씬 많습니다. 실패한 기술들이 성공한 기술의 밑거름 됐으며 이를 통해 특허 이외에 노하우가 많다고 자부합니다.”

#. 직원들이 존재감과 자존감을 갖는 기업

“직장생활을 20년 동안 했습니다. 국내 대기업에서 근무도 했고, 중소기업에서도 해봤습니다. 그곳에서 겪었던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 그들이 무기력한 노동자로 전락하는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작은 힘일지도 모르지만 노동자가 존재감을 갖는 기업을 계획했습니다. 직원들의 자존감과 소속감을 고취하고 또 향후 그들에게 경제적 도움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박 대표는 인터뷰에서 ‘직원을 위한다’는 초심을 꺼냈다. 과거 긴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회사를 설립할 때 간직한 마음은, 여전히 그에게 있어 중요한 가치관이다. 이 같은 마음은 ㈜조은정밀의 다양한 복지후생 제도로 잘 나타난다. 해외워크숍과 아동수당, 골프 체험 지원 등을 통해 업무에 지친 직원들의 심신을 달랜다. 제도 곳곳에 스며든 배려에선 따뜻함이 느껴진다.

특히 ‘해외워크숍을 갈 때 대표님이 직원들에게 금일봉을 주며 선물 사는 비용이나, 놀이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한 직원의 말은 흥미롭기까지 했다. 박 대표에게 이런 세심한 배려의 이유를 물었다.

“급여라는 것은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 필요한 돈이지 여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회사 워크숍 간다고 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데 그 돈(급여)을 쓰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렇기에 워크숍의 추가 비용을 회사가 내고자 했습니다, 이왕가는 것이기에 부족하지 않고 즐기게 하고 싶습니다.”

한결같은 신념은 위기상황에서 더 선명히 빛난다. 박 대표는 과거 회사가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했다. 2-3년간의 위기에서도 인력을 줄이는 결정 대신, 직원들과 함께 미래로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공유했다. 그 믿음은 회사가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됐다.

“소중한 인적자원을 본인 선택에 반해서 다른 길로 가게 한다는 건 죄를 짓는 것 같았습니다. 단 한명도 권고사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회사가 어렵지만, 어려운 시간을 겪고 나면 좋아질 거란 믿음을 심어줬습니다. 어려운 시절에도 기술개발을 해왔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상품화 돼서 이윤이 될 것이라 믿었고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박재성 ㈜조은정밀 대표

#. 유망중소기업 선정은 ‘지역발전 위한 과제’

박 대표에게 있어 대전시 유망중소기업 선정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그는 ‘지역발전을 위한 과제를 준 것 같다’며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렇다할 대기업이 없는 대전 지역 발전을 위해 작은 기업이지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망중소기업 선정은) 고용창출이나 세수확장에 기여해 달라는 지역의 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조은정밀이 마주한 고민도 있다. 다른 중소기업과 마찬가지인 ‘인력’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박 대표는 나름의 해법을 통해 돌파하려 하고 있다.

“인력 이야기를 하면 한숨만 나옵니다. 비슷한 위치에 있는 중소기업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이지요. 인재를 구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조은정밀은 심성이 착한 사람들을 모셔와 회사에 맞도록 교육을 통해 인재로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사람을 귀히 여기고, 직원을 중시하는 그의 철학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죽비소리로 다가왔다. 덧붙여 인재 채용과 육성에 있어 지방자치단체가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번은 간담회 때 대전시장께 ‘인재들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각 위치에 맞는 사람들이 필요한데, 그런 인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교육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지자체가 훈련소나 교육관을 만들어 인력을 공급해 줬으면 합니다.”

#. 인재상-솔선수범, 솔직한 사람이 좋다

㈜조은정밀이 바라는 인재상은 솔선수범하고 핑계대지 않는 사람이다. ‘솔직한 사람이 좋다’는 게 박 대표의 바람이다. “지식을 많이 갖춘 사람보다는 도전의식이 매우 강한 이들을 인재로 봅니다. 지식은 주변에 널려 있어서 잘 정리해서 사용해도 되지만 도전의식이나 인간성은 다른 부분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그것이 중소기업의 오늘이다. 사람 귀한 줄 아는 될성 부른 중소기업이 청춘들의 뜨거운 열정을 고대하고 있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사진=함형서 기자 foodword2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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