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 박상권 교수(연구위원)

박상권 교수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초겨울 날씨에 보행자의 몸과 마음도 조급해진다. 조급한 마음이 신호위반이나 무단횡단 등 교통법규 위반을 부추기고 교통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작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도 대비 400여 명이나 줄어든 3781명이었으며 금년 목표는 작년에 비해 500여 명 줄인 3286명이다. 이번 겨울철 사고감소 여부가 목표달성의 관건이다. 사고를 줄여야 할 시기에 우리 주변에는 아직까지 기본적인 교통법규 준수를 도외시해서 생기는 교통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 11월 19일 밤 10시 50분쯤 대전시 대덕구 중리동 근처 주공1단지 방면에서 한밭대로 방향으로 진행하던 화물차(봉고3) 택배기사(39)가 졸음운전하다 중앙선을 침범하여 진행하던 중 무단횡단 하던 보행자 일행을 덮쳐서 여성 보행자 2명(56·52)이 사망하고, 1명(64)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일행이 함께 건너는 무단횡단이다 보니 교통법규 위반의식도 적고 설마 뭔 일이 있겠는가라고 안이하게 생각한 결과,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치명적인 불행을 안겨준 것이다. 평소 운전자나 보행자가 조금만 안전에 신경을 썼더라면 아까운 인명피해는 물론 피해자와 가해자의 가족이 겪어야할 슬픔과 고통도 막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이렇듯 사소한 부주의로 시작된 법규위반으로 교통과 고통을 가르는 경우가 많은 교통사고는 가정파탄으로도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아 사회 경제적으로 매년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반복되고 있는 무단횡단과 졸음운전이 부른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교통법규 위반을 반복하다 보면 교통사고를 당하기 마련이라 보행자와 운전자의 교통법규 준수가 교통사고 예방의 첫걸음이라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둘째 운전자는 (스트레스, 수면 등) 자기관리 철저는 기본이고 교차로나 횡단보도에 접근하면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가 있는지 한번만 보고 속단하지 말고 (사각지대에서 나올 수 있기에) 한번 더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교통사고로 인한 고령 사망자의 절반이 보행자인 만큼 효과적인 실버존 지정·확대·운영과 더불어 교통안전 교육·홍보·계도를 늘리고 신호무시와 무단횡단을 단속해야한다. 넷째 사업용 운전자의 경우 졸음운전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피로누적이나 과로예방 대책인 (4시간 운전 30분) 휴게시간 준수는 물론 병적요인인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에 관한 진단·치료지원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다섯째 노상점검 활동을 강화하여 운전자의 휴게시간 및 제한속도 준수여부 등을 강력하게 단속하고 처벌하는 한편 차로이탈경고장치 등 첨단안전 장치를 보급 확대해야 한다. 여섯째 사고 재발방지 차원에서 현장을 재조사하여 불법주정차 단속은 물론 보행자 동선도 관찰하여 횡단보도 설치 등 안전한 교통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전운행에 있어 걸림돌인 겨울한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겨울철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보행자는 야간에는 밝은 옷을 입어야 하고 가급적 야간 외출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운전자도 차량점검은 물론 제한속도를 준수하면서 자동차 주변을 자주 살피는 안전운전을 생활화해야 한다. 나아가 지자체 및 경찰 등 관계기관에서도 선제적으로 협업하여 사고다발 유형별로 맞춤형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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