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주차장 비좁아 2중·3중 가로주차 대전 태평동 화재현장 소방차 진입 지연

여전히 빼곡이 들어찬 주차난이 아파트 화재 진압의 최대 걸림돌이었다.1분·1초를 다투는 화재현장에서 소방관의 구원이 지체되면서 불이 난 집에 있었던 김 모(48) 씨는 죽음의 문턱에서 되살아났지만 아직까지 사경을 헤매고 있다.#1. “펑” 소리와 함께 불길 치솟아지난 19일 오후 9시 25분경 대전시 태평동 모 아파트 1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이날 화재로 집 내부 128㎡와 아파트 외벽이 불에 타 4800여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집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김 모(48) 씨가 연기에 질식해 병원으로 옮겨졌다.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김 씨는 현재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여전히 의식이 없는 상태다.앞서 오후 8시 40분경 운동하러 나간 김 씨의 부인은 화를 면했지만 큰 충격을 받았다.화재 사실을 인지한 아파트 주민들은 대피하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고 화재발생 지점 옆집과 윗집 주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소방관을 따라 아파트 옥상으로 대피했다.화재 발생 직후 주민들은 “뭔가 터지는 소리와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는데 경찰과 소방당국은 아직 정확한 화인을 찾지 못했다."화재 진행방향을 고려할 때 최초 발화지점은 안방으로 추정 되지만 전기 단락이나 주방 가스시설 이상 등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아 아직까진 원인미상이다"라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2. 아파트 화재진압…주차장이 걸림돌화재신고가 접수되자 서부소방서 갈마·태평119안전센터와 119구조대가 곧바로 출동했고 뒤이어 남부소방서의 지원을 받았지만 화재현장으로 진입하는 것이 녹록치 않았다.다행히 화재발생 아파트는 대로변과 접해있어 불을 끄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구조대와 구급대 차량이 아파트 앞쪽으로 진입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렸다.안내방송을 듣고 나온 주민들이 2중·3중 가로로 주차된 차들을 빼주고 나서야 화재현장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문제는 또 있었다.아파트관리사무소는 각 가정에 안내방송을 내보내면서 화재 사실은 알리지 않은 채 ‘차를 빼달라’는 방송만을 되풀이 해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 대피하는 것도 늦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한 아파트 주민은 “차 빼라는 말만 했지 불이 났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소방차 사이렌을 듣고서야 불이 난 줄 알았다. 주민 대피가 더 늦어졌으면 어쩔 뻔 했냐”고 말하며 아찔했던 순간에 몸서리를 쳤다.지난해 연말 화재가 발생한 서구 모 아파트는 화재를 경험하고 나서야 주차장 증설의 필요성을 느끼고 현재 지하주차장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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