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틱낫한 불교/흔들리는 날엔 말리꽃 향기를 따라가라… 외 30권

▲ 참선 = 테오도르 준 박 지음, 구미화 옮김.

하버드대 출신의 출가 수행자인 테오도르 준 박이 한국의 전통 참선법을 체계적으로 알려준다. 누구나 참선을 통해 불안과 우울, 자괴감 같은 내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마땅히 알려주는 곳이 없다는 생각에 저자가 직접 나섰다.

저자는 참선이 일상과 동떨어진 구시대적 종교 수행으로 인식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낸다. 애플과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선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참선이야말로 나이와 상관없이 진정한 삶을 살려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서는 두 권으로 이뤄졌다.

1권 ‘마음이 속상할 때는 몸으로 가라’에서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저자가 한국으로 건너와 출가하기까지 과정, 수행자로서의 고뇌와 갈등, 어렵게 배운 참선의 원리와 방법, 참선 일상화 전략 등을 소개한다.

저자는 참선을 무엇보다 ‘행복으로 가는 새로운 공식’으로 소개한다. 그러면서 올바른 자세와 복식호흡, ‘이뭣고?’라는 화두 세 가지만 있으면 참선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뭣고는 ‘이것은 무엇인가’를 세 음절로 줄인 것이다. 스스로에게 이뭣고라고 질문하며 마음에 의심을 일으키면 부정적, 괴로운 감정이 사라지고 마음이 맑아진다고 설명한다.

2권 ‘다시 나에게 돌아가는 길’에서는 20년 수행 뒤 스승인 송담스님의 조언에 따라 세상에 나가 참선을 가르친 이야기 등을 담았다.

저자는 미국 유학생으로 왔다 현지에 자리를 잡은 한국인 부모 밑에서 나고 자랐다.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하는 동안 10년 간의 묵언 수행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송담스님 이야기를 듣고서 한국행을 결정했다고 한다. 한국에 온 뒤로 2년여의 고민과 방황 끝에 1990년 출가했다. 이후 참선에 전념하며 그 원리와 효과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송담스님 권유에 따라 불교 매체에서 참선 강의를 했다. 현재는 절을 떠나 도시 수행자로서 살아간다.

나무의마음. 1권 400쪽·1만6000원. 2권 292쪽·1만4000원.

▲ 틱낫한 불교 = 틱낫한 지음. 권선아 옮김

세계적인 선승 틱낫한 스님이 낸 불교 교리서다. 1999년 나온 원저에 깊은 통찰을 더한 2015년 개정 증보판을 번역했다.

“붓다는 신이 아니었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책은 100여권이 넘는 틱낫한 스님 저서 중 불교 교리를 설명하는 거의 유일한 책으로 꼽힌다. 그는 불교 이론을 설명하면서도 이를 실생활과 연결해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무엇보다 이제 막 불교 공부에 들어간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책으로 추천된다. 20년 전 첫 출간 이후 미국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 자리를 한 번도 내놓지 않았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많이 읽히는 불교 교리서이기도 하다.

2003년 틱낫한 스님이 방한했을 때 통역한 권선아 씨가 스님의 글을 우리말로 옮겼다.

불광출판사. 384쪽. 1만8000원.

▲ 흔들리는 날엔 말리꽃 향기를 따라가라 = 재연스님 지음.

인도 구전 산스크리트 문학의 한 장르인 ‘수바시따’를 번역했다. 고대 인도인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시 114편을 재연스님이 우리말로 바꿔 다듬어낸 책이다. 이들 시에는 인종을 초월한 인간의 기쁨과 슬픔같은 보편적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재연스님은 서문에서 저자 불명의 걸작이라며 다음 시를 소개했다.

누군가 말했지/헤어져 있을 때 더 많은 축복이 있다고/함께 있을 때 내 님 오직 하나더니/헤어진 지금 온 세상 님으로 가득하네(이별의 축복)

꼼지락. 152쪽. 1만2000원.

▲ 지금 이 순간 자비롭게 살아가기 = 아남 톱텐 지음. 임희근 옮김
세계 곳곳에서 불법(佛法)과 명상 수행을 가르치는 아남 톱텐의 저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오래된 역사구역인 포인트리치먼에서 했던 법문들을 모았다. 그는 연민, 자애, 이타심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지구를 살리고, 고통받는 생명을 구하는 길로 안내한다.

그는 연민을 품어야 하는 이유로 인류가 공통적으로 ‘업’이라는 짐을 지는 운명 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한다.

아남 톱텐은 세월호 참사로 아이들을 잃은 유가족 어머니들과 일화를 통해 불교 교리를 설명하기도 한다.

담앤북스. 226쪽. 1만5000원.

▲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 = 메이브 빈치 지음, 이은선 옮김

재치 있는 묘사와 따스한 감성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한 아일랜드 거장 메이브 빈치의 단편집.

크리스마스 시즌을 시간적 배경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 그려낸다.

평범한 사람들이 싸우고 화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이야기, 외롭고 고독한 사람들이 작은 구원을 얻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크리스마스에는 언제나 소소하지만, 감동적인 기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1940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빈치는 소설가이자 극작가,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비와 별이 내리는 밤’, ‘타라 로드’, ‘프랭키 돌보기’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남기고 다수 문학상을 받았다.

2012년 향년 72세로 별세했다. 엔다 케니 당시 아일랜드 총리는 “아일랜드의 보물이 떠났다”고 애도했다. 

문학동네. 280쪽. 1만3000원.

▲ 9시에서 9시 사이 = 레오 페루츠 지음, 신동화 옮김

오스트리아 환상 문학 작가 레오 페루츠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로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된다.

가난한 대학생 뎀바가 실연 이유를 돈이 없어서라고 판단하고, 애인에게 하루 동안 돈을 구해오겠다고 선언한 뒤 벌어지는 일들을 어둡고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려낸다.

뎀바는 무례한 기행을 일삼고 사람들로부터 미쳤다고 의심받는다. 욕망을 쟁취하려는 궤변이 이어지지만 결국 그는 미친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

체코 프라하 출신인 페루츠는 환상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작품 세계를 통해 현대 장르소설에 토대를 닦은 작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인기 작가로 명성을 쌓았지만, 히틀러 정권이 오스트리아를 병합하자 팔레스타인으로 망명했고, 이런 이유로 독일어권 문학에서 배제된다. 20세기 후반 그의 작품이 다시 조명을 받으면서 재평가됐다. 

열린책들. 352쪽. 1만4800원.

▲ 굿 라이어 = 니컬러스 설 지음, 이윤진 옮김

영국 정보부 출신 작가가 쓴 미스터리 스릴러다.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만난 지긋한 남녀는 서로 뭔가를 숨기고 있다.

애초엔 멋진 노신사로 보이는 사기꾼 로이가 부유한 노부인 베티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하지만, 너무나 순진하게 당하는 베티도 시간이 갈수록 간단치 않은 비밀을 가진 인물이라는 게 드러난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면서 서서히 진실은 밝혀지고 비밀과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이 장편소설은 니컬러스 설의 데뷔작이다. 언어학 전공자로 25년간 영국 정보부 등에서 관리로 일했다. 은퇴 후 취미로 글을 쓰다가 글쓰기 강좌에서 습작한 글을 바탕으로 완성한 게 바로 이 작품이다.

이를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도 다음 달 5일 국내에 개봉한다. 빌 컨던 감독에 헬렌 미렌이 베티 역을, 이언 매켈런이 로이 역을 맡았다. 

열린책들. 544쪽. 1만6800원.

▲ 전후 중일관계 70년 = 최은봉·오승희 지음.

일본 정치 연구자인 최은봉 이화여대 교수와 오승희 동아시아연구원 수석연구원이 1945년 이후 중국과 일본 관계를 조명했다.

저자들은 중일관계에서 중요한 변곡점으로 1952년 일본과 중화민국 평화조약 체결, 1972년 일본과 중화인민공화국 공동성명, 1978년 일본과 중화인민공화국 평화우호조약 체결을 꼽는다.

중요한 사실은 세 사건 배후에 미국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닉슨 쇼크, 미중 국교 정상화가 각각 전후에 발생했다.

종전 이후 1970년대까지 중국과 일본 관계를 면밀하게 분석한 저자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가치 경쟁을 벌인다고 진단하고 “중국과 일본의 국가 정체성 강화와 글로벌 스탠더드 강조는 경쟁적 대국관계로서의 새로운 중일관계를 예고하고 있다”고 전망한다.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392쪽. 2만8000원.

▲ 혁명적 여성들 = 배상미 지음.

여성과 노동을 주로 연구하는 배상미 독일 튀빙겐대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이 근대 공장 여성 노동자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여성 노동자, 가내노동에 내몰린 여성을 아우르는 ‘여성’ 시각으로 한국 문학사를 고찰했다.

그는 여성들이 수행한 노동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경계에 존재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프롤레타리아 소설은 식민지 시기 여성 노동자의 애매하고 교차적인 위치를 담아냈다”고 강조한다.

이어 “여성은 자본 증식을 위해 일하는 고용인이자 주로 남성인 고용주, 중간 관리자의 가부장적 지배를 받는 여성으로 인식되기 쉬웠다”며 “가정이 여성의 가장 중요한 공간이라는 이데올로기는 가정 밖 여성들에게도 적용됐다”고 지적한다.

소명출판. 237쪽. 1만8000원.

▲ 한비자, 법과 정치의 필연성에 대하여 = 임건순 지음.

중국 고전 ‘한비자’(韓非子)를 동양철학 연구자인 저자가 일인칭 시점으로 해설했다.

그는 한비자가 권모술수를 설파한 사상가라는 견해에 대해 궁중을 배경으로 많이 사고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법가 사상 시대적 배경, 개혁의 어려움, 신뢰, 역사, 인간, 군신 관계, 성인과 통치자, 유가 사상, 공과 사, 술(術), 세(勢), 법 등을 논했다.

시대의창. 388쪽. 1만9800원.

▲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 = 페터 볼레벤 지음, 강영옥 옮김.

‘생태 작가’로 명성을 얻은 저자가 나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나무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무의 언어’란 인간의 시선이 아닌 나무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들을 배려하고 그들에게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움직임이나 감정이 없는 생명체인 줄로만 알던 나무가 사실은 주위 환경에 반응하고 나름의 의사를 표명하는 능력이 있음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 아카시아는 초식동물들이 뜯어먹을 때 쓴맛 나는 물질을 분비하기 시작하며 근처에 있는 나무들에까지 경고신호를 보내 똑같이 쓴맛 나는 물질을 분비하도록 한다는 것이 한 예다.

나무의 이러한 소통 체계를 발견한 것도 의미 있지만 이는 또한 식물이 ‘고통’이라는 감각을 느낄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무의 ‘감각 능력’을 인정한다면 우리가 나무를 보는 관점이 수정돼야 하며 나무의 의사를 읽어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저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나무의 이모저모를 나무의 ‘의사’라는 관점에서 풀이해 들려준다. 또 곳곳에 참나무, 자작나무, 가문비나무 등 우리가 흔히 보는 수종의 흥미로운 특성에 대한 설명도 곁들인다.

더숲. 304쪽. 1만6000원.

▲ 기본소득과 디지털 유토피아 = 김석준 지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계를 위한 노동은 로봇에게 맡기고 인간은 가치 있는 일만 할 수 있게 되는 ‘디지털 유토피아’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사물인터넷, 로봇,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이 현실이 되면서 인간이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다수 노동자가 소득을 상실함으로써 자본주의가 위기에 빠지는 암울한 시나리오도 등장한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소비 없는 생산’ 시대를 헤쳐나가려면 자본주의의 생산 축을 ‘자본+노동’에서 ‘자본+로봇’으로 대체하고 가치의 중심은 소비가 되는 ‘로봇 자본주의’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로봇 자본주의에서 소비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가 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기본소득의 보장이다.

저자는 이런 구상의 현실성을 따지기 위해 기본소득의 기본 개념과 이론적 배경, 핀란드에서 시도한 실험적 적용의 결과 등을 검토하고 기본소득을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제시한다.

기본소득 지급에 필요한 재원 마련과 관련해 저자는 유럽에서 제기된 개념인 ‘전자인(electronic person)’에 과세하는 방안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자인의 정의와 전자인에 대한 과세 범위, 세금 납부 의무에 상응하는 ‘권리’ 부여 방안 등 기술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기업 입장에서 로봇을 이용해 벌어들이는 이윤 대부분을 세금으로 납부한다면 생산활동을 할 유인이 없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저자는 이에 대한 구체적 해법은 ‘새로운 연구주제’로 남겨놓는다. 다만 하나의 가능성으로 ‘국가의 성격’을 바꾸는 방안을 이야기한다. 국가가 국영기업을 직접 운영하거나 사적 영역에 속하는 기업 지분을 일부 확보해 그에 따른 수익을 기본 소득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커뮤니케이션북스. 106쪽. 1만원.

▲ 진짜 종교는 무엇이 다른가 = 오강남 지음.

예수, 무함마드, 붓다, 공자, 소크라테스에서 디트리히 본회퍼, 테레사 수녀, 함석헌 선생에 이르기까지 종교의 심층을 탐구한 인물들을 찾아 나선다.

‘심층’ 종교는 ‘표층’ 종교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지금의 나를 잘되게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지금의 나를 부정하고 죽여 더 큰 나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추구하며, 교리와 율법에 대한 조건 없고 문자적인 ‘믿음’을 강요하기보다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깨고 의식의 변화, 진정한 해방과 자유를 얻는 ‘깨달음’을 강조한다.

표층 종교가 신은 하늘에 있다고 믿는다면 심층 종교는 신이 내 안에도 내재하며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 곧 신을 찾는 길이라고 본다.

저자는 그리스·로마 철학 사상가, 유대교 지도자, 그리스도교 선각자, 이슬람교 성인, 동아시아 사상가, 인도의 영성가, 불교 선지자, 한국의 스승 등 50인을 선정해 그들의 삶과 가르침을 추려 소개함으로써 독자는 물론 한국 종교인들이 종교의 심층을 엿보고 이를 열린 마음으로 체현하기를 기대한다.

저자는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교에서 ‘화엄의 법계연기 사상에 관한 연구’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 비교종교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종교의 가장 깊은 면, 인간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순수한 종교적 체험을 목표로 하는 긍정적 의미의 ‘신비주의(Mystik)’가 종교의 심층이라고 할 수 있다”며 “책에 등장하는 분들의 삶과 가르침을 각각 원고지 25매가량으로 축약하는 것은 무리지만 종교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차원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현암사. 528쪽. 2만4000원.

▲ 혐한의 계보 = 노윤선 지음.

일본의 혐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가 혐한의 사고방식은 무엇이고 어디서 왔는지, 혐한이 일본 내 문화와 결합하면서 어떻게 거부감 없이 국민에게 주입돼 왔는지를 규명한 책이다.

일본에서 이는 최근의 혐한 움직임과 관련해 전체적인 지형도를 그린 1부와 박사 학위 논문 ‘일본 현대문화 속의 혐한 연구’를 근간으로 재정리한 2부로 구성됐다.

1990년대 초반의 혐한 태동기부터 2002년 월드컵 이후 본격화 시기를 거쳐 넷우익의 형성과 거리시위 확산에 이르기까지 매시기 혐한의 변곡점이 무엇이고 이것을 주도한 인물과 책은 무엇인지 등 혐한의 역사를 계보학적으로 정리한다.

저자는 타민족에 대해 일본인들이 갖는 혐오감정의 뿌리를 캐기 위해 피차별 부락민 1천년 역사를 살펴봤다. 일본에서는 ‘에타(穢多)’, ‘히닌(非人)’ 등 28종에 달하는 ‘불가촉천민’을 엄격히 분류하며 이들을 타자화하고 다양한 사회제도와 언어 관습을 통해 삶을 옥죄는 것으로 ‘정상적인 것의 정체성’을 구축한 역사가 깊다.

2000년대 이후 혐한 담론 속에서 ‘불결하다’, ‘저능하다’, ‘추하다’, ‘범죄가 많다’ 등의 생물학적 인종주의가 관찰되는 것은 이런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이어 야마노 샤린의 ‘만화 혐한류’, 소설 ‘반딧불이의 무덤’, ‘요코 이야기’, ‘해적이라 불린 사나이’, ‘영원한 제로’ 등 혐한 관련 베스트셀러들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저자는 “이들 작품이 널리 읽히는 현상 자체가 가족애와 결합한 애국정신의 전형적인 퍼포먼스이며 혐한이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강화되어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글항아리. 304쪽. 1만5000원.

▲ 불꽃으로 살고 별빛이 되다 = 김용균 지음.

서울에서 제주까지, 상하이에서 블라디보스토크, 샌프란시스코까지 국내와 국외 독립운동 유적지를 직접 찾아가 그곳에 남은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정신을 되새겼다.

서울 남산 아래 안중근기념관에서 시작해 인천 강화의 이건창 묘소, 양평의 몽양기념관,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까지 34곳 유적지를 찾았다.

안중근, 김구, 유관순, 윤봉길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독립운동가들뿐만 아니라 김마리아, 김경천, 이강년, 허위, 박상진, 안희제, 이윤재, 임병찬, 김병로, 김철, 최재형과 같이 다소 생소한 인물도 등장한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 육사를 졸업하고 일본 장교로 임관한 김경천은 보장된 출셋길을 마다하고 만주 신흥무관학교로 가서 교관이 됐으며 연해주와 시베리아에서 유격전을 벌여 일제 군경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됐으나 소련 스탈린 정권의 강제 이주정책으로 카자흐스탄으로 끌려가 고생하다 간첩으로 몰려 수용소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최재형은 가족들과 함께 연해주로 이주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경제적 성공을 거둔 뒤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물심양면으로 도우며 헌신했고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 계획을 지원하기도 했다. 독립군 활동 중 일본군에 체포돼 재판도 없이 총살당했다.

책 제목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삶은 ‘살아서는 불꽃, 죽어서는 별빛’이었다고 할 수 있다.

판사 출신인 저자는 “우리 사회가 많은 갈등요인을 안고 있지만 ‘나라 사랑’이라는 마음의 교집합이 반드시 있다”면서 “그 나라 사랑의 연원이 우리 선열들의 독립정신에 있는 것임을 깨닫고 이를 선양한다면 거기서 모든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여름언덕. 432쪽. 1만8000원.

▲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 = 봄날 지음.

20여 년간 성매매를 경험한 여성이 18세에 성매매 업소에 유입된 과정에서부터 룸살롱, 성매매 집결지, 보도방, 티켓다방 등 여러 형태 성매매 업소를 전전하다 이 세계를 빠져나오기까지 긴 여정을 증언한다.

가난한 집 장녀로 어린 나이에 학업을 중단하고 가계를 짊어져야 했던 저자의 인생에는 가족 내 성차별과 아버지의 가정폭력, 청소년 여성 노동자에게 가해진 부당한 노동 착취, 저개발된 지방 도시, 직장 내 성폭력, 성착취 등 한국의 많은 여성이 겪었음 직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많게는 20%까지 선이자를 떼고 지급하는 선불금 등 성매매 현장의 착취와 폭력, 미용실부터 직업소개소, 사채업자, 심지어 점집까지 성매매 업소 주변의 산업생태계가 얼마나 정교하게 여성들을 착취하며 돌아가는지를 당사자 육성으로 고발한다.

경찰을 비롯한 여러 공적 기관과 성매매 업소의 깊은 유착에 대한 고발은 여성들이 성매매 현장에서 당하는 폭력이 왜 제대로 해결되기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여성인권지원센터 지원을 받아 탈성매매에 성공한 저자는 “미투 피해자들의 고발과 폭로로 세상이 조금씩 나아졌듯이 나 역시 내가 겪은 경험을 폭로함으로써 그 싸움에 힘을 보태려 한다”고 밝혔다.

반비. 428쪽. 1만8000원.     

▲ 에볼루션 맨 = 로이 루이스 지음, 호조 그림, 이승준 옮김

1960년 출간된 소설이지만 지금까지도 신선한 상상력과 감각으로 사랑받는 소설이다.

수백만 년 동안 진행된 초기 인류 진화 과정을 한 원시인 가족의 삶을 통해 그려낸다.

불의 발견과 사용법의 발전, 사냥술의 발달과 목축으로의 진화, 지식 문화의 전달과 전승 등이 한 가족 이야기를 통해 압축적으로 묘사된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구성원 간 불화와 갈등은 지금 인류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좌우 이념의 충돌은 1만년 전 원시 사회에도 인간의 본성처럼 존재했음을 소설은 강조한다.

지은이 로이 루이스는 이코노미스트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언론인 출신으로, 출판인으로 오랫동안 일하며 세 편의 소설도 집필했다.

여러 차례 재출간된 소설이지만 이번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창조한 호조가 일러스트를 그려 시대적 거리감을 좁혔다. 

코쿤아우트. 272쪽. 1만4000원.

▲ 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 = 젠 캘로니타 지음, 성세희 옮김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가장 크게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인기를 끈 작품 중 하나인 ‘겨울왕국’(Frozen)의 또 다른 이야기.

40여컷 겨울왕국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삽화로 사용해 생동감을 살린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이다.

젠 캘로니타가 디즈니 기획으로 집필한 이 소설은 상상력을 통해 기존 겨울왕국을 다른 버전으로 비틀어냈다.

만약 어린 시절 엘사의 마법으로 안나가 다치고, 두 사람이 서로를 기억에서 지워 모르는 사이가 된다면 후일 다시 만나게 될 수 있을까. 이런 상상을 바탕으로 작가는 또 하나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서로를 모른 채 완전히 다른 신분으로 살아가는 두 자매는 그러나 혈육에 이끌려 다시 만나고 위기에 처한 왕국을 구하게 된다. 

라곰. 404쪽. 1만5800원.

▲ 각성 = 케이트 쇼팽 지음, 한애경 옮김

미국 페미니스트 노블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케이트 쇼팽의 대표작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로 출간됐다.

상류층 젊은 유부녀가 여름 휴가 기간 섬 휴양지에서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뜨면서 독립적 자아를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출간 당시 여성의 부도덕한 일탈을 미화한다는 이유로 논란을 일으키면서 절판됐다가 쇼팽 사후 60여년이 지나 페미니즘 소설 고전으로 재조명됐다.

쇼팽은 1850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상류층 집안에서 태어났다. 결혼과 함께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정착해 여섯 명의 자녀를 낳았으나 남편 사후 친정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문학 창작에 전념했다.

두 편의 단편집에 이어 1899년 장편소설 ‘각성’을 펴냈다. 

열린책들. 272쪽. 1만800원.

▲ 유튜브 트렌드 2020 = 김경달·씨로켓리서치랩 지음.

이미 흘러간 매체가 된 신문은 물론이고 방송과 포털 등 기존 미디어도 유튜브 콘텐츠에 지위를 크게 위협받기 시작한 지 오래다. ‘동영상 세대’인 10·20대들은 영어 사전도 유튜브에서 검색할 정도이고 몇 년 전만 해도 초등학생들 장래 꿈은 대부분 ‘아이돌’이었지만 지금은 ‘유튜버’를 입에 올리는 아이들이 다수다.

하지만 확증편향과 사회 분열을 가속하는 가짜뉴스, 사기를 유발하는 허위 마케팅 등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책은 현재 유튜브 열풍의 현주소를 짚고 미래를 진단한다.

이미 유튜브에서는 세상 모든 것이 다뤄진다. 교육, 정보 전달, 언론, 여가 등 다양한 콘텐츠가 기존 미디어를 압도하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무엇보다 지속해서 콘텐츠를 소비하게 만드는 유튜브 알고리듬의 비밀을 파헤친다. 어그로(Aggro), 요약, 공유경험, 최적화, 추억 소환, 바보상자, 텐션 병맛, 초현실, 돈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내년 유튜브에서 벌어질 양상을 예측한다. 내년에 주목할 유튜브 채널 77개도 소개한다.

이은북. 336쪽. 1만7000원.

▲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 김민철 지음.

문학으로 본 꽃나무 시리즈로 잘 알려진 김민철 조선일보 선임기자가 펴낸 또 하나의 꽃과 문학 이야기.

꽃을 매개로 박완서 작품을 분석하고 통찰한 첫 시도라고 한다. 저자가 사랑한 작가인 박완서 서거 9주기에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엄선한 박완서 소설에서 꽃이 담보하는 역할과 주제 의식과 연관성 등을 살펴본다. 꽃과 나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통해 박완서 작품을 새로운 눈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저자는 “박완서는 언제나 자신의 마음을 꽃에 비유하거나 꽃으로 표현하기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한길사. 348쪽. 1만6000원.

▲ 말의 마지막 노래 = 울리히 라울프 지음, 강영옥 옮김.

말(馬)이 필수적인 존재였던 18세기 말부터 말과 인류가 이별하는 제2차 세계대전까지의 시기를 대상으로 도시와 시골, 전쟁터와 연구실, 예술가의 작업실을 가로지르며 말의 존재가 인류에 미친 영향을 탐구한다.

도시에서 말은 근대의 경제 구조를 바꾸고 교통체계를 정비하게 했으며 농촌에서는 경작 방식을 바꾸고 시골의 풍경에 미를 더했다.

승마법은 ‘말을 탈 줄 아는 민족’과 ‘말을 탈 줄 모르는 민족’을 구분하고 그들 사이의 권력 관계를 재정의했다.

미국·스페인 전쟁 시기 자원 기병부대인 ‘러프 라이더스(rough riders)’를 이끌며 ‘카우보이’ 별명을 얻은 시어도어 루스벨트나 백마를 타고 알프스를 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은 나폴레옹은 말의 이미지를 정치에 잘 활용한 경우다.

1889년 철학자 니체가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마부에게 구타당하는 말을 보고 “형제여”라면서 주저앉아 통곡했다는 이야기도 잘 알려진 일화다.

말은 한때 전장의 핵심이었지만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총과 탱크에 자리를 넘겨주게 된다. ‘피 흘리지 않는 전쟁’이라고 할 경마 스포츠는 유럽과 아랍 세계 사이의 교류와 우승마를 얻기 위한 품종개량을 활발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말에 얽힌 이 같은 흥미로운 역사와 함께 말의 해부학과 말 감정학, 수의학 등 말을 둘러싼 과학, 문학과 회화를 비롯한 예술에 비친 말 등 말에 관한 깨알 같은 지식을 담았다.

독일 문학 아카이브 마르바흐 소장으로 역사적 통찰과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문학적 소양이 돋보이는 논픽션과 에세이를 쓴 작가는 “인간과 말은 운명으로 엮인 동반자였으나 서로 갈 길을 가기로 하면서 ‘켄타우로스(말과 사람을 합성한 듯한 괴물) 공동체’는 해체되었다”고 썼다.

까치. 463쪽. 2만3000원.

▲ 먹보 여왕 = 애니 그레이 지음, 홍한별 옮김.

19세기 대영제국 전성기를 이끈 빅토리아 여왕의 생애를 음식이라는 소재로 조명한 ‘요리 전기’다.

빅토리아 여왕은 왕성하고 모험적인 식탐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시절 어머니 압박에서 벗어났을 때, 남편 앨버트 공과 사별했을 때, 스스로 죽음을 앞두었을 때 빅토리아 여왕이 먹은 음식, 먹고자 했던 음식에는 왕실의 관습과 여왕의 자세는 물론 빅토리아라는 한 인간의 욕망과 열정과 고뇌와 좌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국 음식과 식문화 역사 전문가인 저자는 철저한 고증을 통해 화려한 왕실의 식탁뿐만 아니라 매일같이 수많은 음식을 치열하게 차려낸 왕궁 주방과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일상까지 묘사한다.

누가 요리를 했는지, 주방 시설은 어땠는지를 짚다 보면 왕궁의 음식이 궁 밖의 더 넓은 사회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책의 주제는 ‘빅토리아의 음식’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음식’으로 확장한다.

사회 곳곳에 자본주의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이 시대는 식품이 산업의 체계로 들어서고 다양한 코스 요리, 미식과 다이어트 등 본격적인 현대 식문화의 원형이 형성된 때다.

책은 빅토리아 여왕의 어린 시절부터 노년까지를 다룬 10개 장 첫머리에 각각의 시대를 대표하는 음식 레시피를 실었다. 현대 생활에 맞게 재구성한 레시피는 주석과 함께 부록으로 실었다.

클. 412쪽. 1만8000원.

▲ 인류의 기원, 희망의 대륙 아프리카 지정학 = 필립 휴건 지음, 김현권 옮김.

아프리카가 지닌 여러 모습을 상하·좌우·고저·내외·고금전후의 맥락에서 다각도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개발경제학과 국제정치경제학을 전공한 아프리카 전문가답게 인간 삶의 전 분야에 걸친 다양한 주제를 구체적 자료와 통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명하면서 아프리카의 실체를 보여준다.

먼저 아프리카 역사와 지리를 개괄적으로 분석한 뒤 지속가능한 개발의 관점에서 대두하는 안보, 환경, 인구, 사회 문제 등을 짚고 이어 아프리카와 국제관계, 지역통합, 국제협력 등에 관해 분석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륙임에도 아프리카는 전쟁, 질병, 기아가 먼저 떠오르는 비관적 이미지를 안고 있다. 저자는 그러나 아프리카의 모든 불행은 외부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외면적인 모습을 넘어 피사체 내부로 초점을 조정하면 아프리카의 장기적인 가치, 종교, 사회구조, 세계와의 관계 등 여러 측면에서 갈등과 사회 재구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저자는 변화하는 지정학적 상황에서 21세기 들어 아프리카는 유럽에서 아시아, 특히 중국으로 파트너를 다변화하고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지역으로 등장했으며 천연자원의 전략적 보고, 세계 경제의 전선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팡세. 472쪽. 2만4000원.

▲ 천년의 화가 김홍도 = 이충렬 지음.

가난한 바닷가 마을 소년이 임금을 그리는 어용화사(御容畵師)가 됐다. 그리고 조선의 새로운 경지라는 찬사를 듣는 화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생애 말년은 쓸쓸했고, 최후는 기록조차 되지 않았다.

전기문학 작가인 저자는 흩어진 기억들을 모으고, 당대 양반과 중인들의 문집 등을 참고해 단원 김홍도의 삶과 예술을 복원했다. 더불어 대표작과 희귀 도판 등 100여 점 그림을 삶의 궤적과 나란히 배치해 천재 화가의 전모를 온전히 알고 느끼게 한다.

이와 함께 김홍도의 아호인 ‘단원’, ‘단구’, ‘서호’의 연원도 추적해 그의 출생지를 경기도 안산의 바닷가 성포리로 비정하고, 자신의 집을 그린 ‘단원도’의 배경이 이제까지 알려진 바와 달리 서울 인왕산 옆 백운동천 계곡이었다는 사실 또한 밝혀낸다.

메디치. 480쪽. 2만2000원.

▲ 함께, 노회찬 = 신장식 지음.

고 노회찬 의원의 후배 정치인인 저자가 정치인의 프리즘으로 다시 정리한 노 전 의원의 진보정당 운동 22년 일대기다.

1997년 노 의원을 처음 만난 저자는 국민승리21에서 민주노동당으로, 진보신당에서 정의당으로 변모하는 굴곡의 역사를 돌아보며 지난해까지 고인의 정치운동과 진보정당 운동을 소환한다.

특히 프롤로그에 묘사한 5일장의 기록은 슬픔의 순간에도 시민을 상대로 장례식을 준비해야 했던 정의당 상근자들의 애환이 함께 담겼다. 이정미 당대표 시절 정의당 사무총장을 지낸 저자는 현재 법무법인 변호사로 일한다.

있는그대로. 254쪽. 1만5000원.

▲ 여론전쟁 = 현경보 지음.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 정치권력 부침을 여론조사 관점에서 조명했다. 1987년 대통령선거에서부터 2018년 지방선거에 이르기까지 30년 선거 역사에서 여론조사가 선거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

SBS 기자로 일한 저자는 여론분석가이자 데이터과학자로서 여론조사를 이해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올바로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준다.

저자에 따르면 여론조사 결과는 곧 여론이고 민심이 됐다. 또 다른 권력인 여론조사를 무시하고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는 시대에 이미 진입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 선거의 여론조사 데이터들을 살펴보면 향후 선거 결과 예측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인다.

상상. 376쪽. 1만8000원.

▲ 오늘을 살다 = 임현진 지음.

춤추는 화가인 저자가 소소한 일상을 그림과 시로 그려낸 첫 시화집이다.

수록 작품은 ‘마냥 봄봄’, ‘좋네 좋아’, ‘고운 가을 아침’, ‘첫눈처럼 처음으로 그댈 사랑해요’ 등 각각 80여 점 그림과 시다.

3년 전 댄스스포츠에도 입문한 저자는 그림과 글, 춤으로 일상에서 소통한다. 작품 전시는 오는 21일부터 한 달여 동안 인천의 한 교회에서 열리게 된다.

누리달. 157쪽. 2만원.

▲ 사랑에 빠지기 = 하비에르 마리아스 지음, 송병선 옮김

주인공이자 화자인 돌스로는 완벽하다고 여겼던 이웃 부부 가운데 남편이 길에서 정신병자에 의해 허망하게 살해되자 조의를 표하러 간다.

돌스로는 그 자리에서 만난 고인의 지인을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안타깝게도 그 친구는 고인의 남겨진 부인을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부인은 남편을 잊지 못했기에 세 명의 사랑은 모두 이뤄지기 힘든 사랑이자 잔인한 기다림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차선을 선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연쇄적 사슬 같은 관계이다.

스페인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하비에르 마리아스가 그만의 철학적 통찰과 문학성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소설로 형상화했다.

2011년 장편 단행본으로 출간되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파이스는 그해 최고 작품으로 선정했다. 이듬해 이탈리아에서 국제문학상을 받았고 미국 평단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관심을 모았다.

마리아스는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스페인 문학의 거장이다. 1990년대 들어 세계적 작가로 부상했고 그의 주요 작품은 32개 언어로 번역됐다.

장편 '늑대의 영토', '시간의 군주', 새하얀 마음',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등이 대표작이다. 유럽 각국과 남미 증에서 다수 문학상을 받았다. 

문학과 지성사. 538쪽. 1만6000원.

▲ 오늘은 다를 거야 = 마리아 셈플 지음, 이진 옮김

방송 코미디 작가 출신으로 소설가로도 대성공을 거둔 마리아 셈플의 세 번째 베스트셀러 장편소설이다.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고 시애틀에서 사는 전업주부 엘리너 프러드의 좌충우돌 일상을 그렸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하루를 살겠다고 다짐하는 프러드. 현재에 충실하면서 아들과 보드게임을 하고 제대로 옷을 챙겨 입을 생각이다. 시 창작 교실을 듣고 친구와 점심을 먹으면서 오늘만큼은 '허점 없는 나'로 살기를 다짐한다.

하지만 누구든 인생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 아들이 꾀병으로 학교에서 조퇴하고 학교에선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훔친다. 점심 약속은 사실 친구와 한 게 아니라 과거 해고했던 동료 직원과의 약속이었다.

외과 의사인 남편, 그리고 아들과 크게 부족함 없는 삶을 살지만 뭔가 상실감을 느끼고 실존적 의문을 품는 그의 삶은 다시 어김없이 엉망진창이 되기 시작했다.

복잡하고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남편의 병원에 찾아가는데 사실 가장 큰 일이 기다린다. 출근한다고 나간 남편은 병원에 없었고, 가족과 여행 간다며 휴가를 내고 나갔다고 한다.

이런, 남편에게 여자가 생긴 게 아닐까. 혼란에 빠진 그는 남편을 찾아 나선다.

문학동네. 340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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