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까지 수시 합격자 등록
“정시 때까지 한 명이라도 더…”

정시모집을 앞둔 대전지역 대학가의 움직임이 자못 예사롭지 않다. 2020학년도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마무리돼 본격적인 등록이 시작되면서다.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아직 2주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으나 대입 정원 대다수를 수시로 선발하는 지역 특성상 수시 합격자 등록기간은 대학에게 1년 농사의 명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일을 끝으로 수시모집 합격자가 모두 발표됐지만 지역 대학가는 비상체제다. 합격자 발표에 이어 11일부터 13일까지 합격자 등록 예치금 납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시 선발 인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올 수시 원서접수에서 대전지역 주요 4년제 대학은 국립대인 충남대(9.32대 1)와 한밭대(6.61대 1), 사립대인 목원대(4.94대 1), 배재대(5.73대 1), 우송대(8.71대 1), 한남대(4.81대 1), 대전대(4.96대 1) 등 경쟁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높은 수준까진 아니지만 소폭이나마 상승 곡선을 타며 위기 속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대학들은 신입생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해야 하는 현실에서 수시 합격자 등록률 높이기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대입 정원이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시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은 지방대 특성상 수시 합격자 확보가 중대 분수령으로 작용하는 탓이다. 그 중에서도 수시 이월 비율을 줄이는 문제는 대학들이 가진 가장 큰 고민거리다. 대학마다 입학정원을 채우기 위해 수시에서 미충원된 인원을 정시로 이월시키는데 신입생 선발이 수시에 집중된 지역의 여건 상 만약 100%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경우 그만큼 정시모집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하는 까닭이다. 특히 대전지역 주요 4년제 대학은 충남대(29.3%), 한밭대(18.1%)를 제외하면 한남대 10.2%, 대전대 9.9%, 배재대 8.3%, 우송대 4.2% 등 올해도 정시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비중이 적어 오는 26일 정시모집 원서접수 시작 전 최대한 수시 합격자 등록률을 일정 수준 이상 끌어 올려야 한다.

대전 A 대학 관계자는 “최초 등록 예치금 납부기간 등록비율을 높여야 추가모집 인원이 줄고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도 감소한다”며 “특히 올해는 학령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수능 응시생이 줄면서 전국적으로 정시 이월 인원이 증가인원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대학 관계자 역시 “수시 이월 인원의 폭이 클수록 지역대학에겐 썩 달갑지 않은 일”이라며 “내부적으로 수시 최초합격자 등록포기율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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