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부동산시장, 정비사업 이야기에 아파트 가격 ↑
주민들 구매 의지 있으나 재개발 등 가능성은 ‘글쎄’

대전의 분양시장이 재개발·재건축을 중심으로 흐르며 신축 호재가 가장 큰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됐다. 이젠 재개발·재건축이 추진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도 호재다. 중구 오류동 역시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자 엄청난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점이 따라 붙는다.<본보 10월 23일자 1면 등 보도>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39%로 대전 전역에서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중구(0.54%)는 정비사업 기대감 있는 태평동과 오류동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대전 부동산시장을 이끄는 유성구(0.54%) 서구(0.37%)도 주거 여건이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심지어 대전에서 상대적으로 부동산 분위기가 침체된 대덕구(0.28%)마저 상승곡선을 그렸다. 대덕구의 상승률은 서울(0.17%)의 1.5배 수준을 보이며 대전의 부동산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눈여겨 볼 곳은 중구, 이 중 특히 오류동이다. 정비사업, 즉 재개발과 재건축이 진행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올랐다. 이주 아파트 가격이 오른 태평동은 재개발의 경우 1·2·9구역, 재건축은 3·5·6·7·8구역에서 추진 중이어서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었다 볼 수 있으나 오류동은 현재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정비사업은 전무하다. 중구에서 재개발·재건축 등이 추진되는 곳은 대사동, 대흥동, 목동, 문창동, 문화동, 부사동, 산성동, 선화동, 옥계동, 용두동, 은행동, 중촌동 등이다.

다만 오류동은 대전도시철도 2호선인 트램과 3호선 역할이 예상되는 충청권 광역철도 노선이 인접해 시장에선 정비사업이 진행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만 존재한다. 이 때문에 오류동의 일부 단지는 엄청난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실제 A 단지는 지난 1월만 하더라도 평균 2억 원에 매매됐으나 현재는 2억 7000만~2억 8000만 원을 형성 중이다. 현재 매매시장에 나온 매물은 호가이긴 하지만 전용면적 107㎡의 경우 5억 5000만 원이나 된다. 트램과 광역철도 등으로 인한 교통 호재가 작용하긴 했으나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까지 만나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대전의 A 단지의 경우 매월 꾸준히 10건 이상이 거래되는 등 수요도 계속해서 존재하는 중이다.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주민 역시 사업 동의를 받는 등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여 당분간 가격 상승은 충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사업성이 중요해 세대 수가 적을수록 유리하다. 그러나 A 단지는 24개 동에 세대 수만 2000세대를 훌쩍 넘긴다. 안전성검사 통과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정비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의지는 상당한 것 같다. 충분히 가능성은 있으나 여러 문제로 인해 실현 가능성은 아직 적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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