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눈독 들였던 물건이 있었는데 마침 매물이 나와 부동산을 가보니 ‘집주인이 안 판다’고 했대요. 며칠 뒤 같은 물건이 또 나왔는데 가격이 이전보다 조금 올랐더라고요. 가격을 알아보려고 간만 본 거죠.”

최근 전방위적인 압박이란 평가를 받는 부동산규제가 발표되자 대전의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기 위해 ‘간 만 보기 위한 매물’이 등장했다. 부동산규제가 당장 대전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끼칠 것으로 보여 주택 수요의 반응을 확인하고 가격을 결정하기 위함이다.

18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대출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부담을 더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12·16부동산규제를 내놨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일정 금액 이상의 물량에 대해선 주택담보대출비율을 더욱 강화하고 종합부동산세를 최대 0.8%포인트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부분 규제 대상 기준이 9억 원 주택이어서 사실상 수도권 맞춤형 정책이란 평가이나 12·16부동산규제 중 일부는 17일 곧장 시행된 걸 볼 때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정부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까지 부동산규제의 경우 강력한 한 방이 없었던 게 사실이지만 최근 발표된 12·16부동산규제는 담길 건 다 담겼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때문에 대전은 아직 부동산규제의 큰 영향은 없겠으나 내년 이후 부동산규제 대상이 될 것이란 예측이 커 부동산시장은 12·16부동산규제가 미칠 영향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에 매도 희망인의 경우 시장 상황을 살필 겸 집을 언제 내놔야 하는지를 가늠하기 위한 매물을 시장에 선보이는 게 적지 않다. 가령 호가 2억 원의 매물을 2억 1000만 원에 내놨다 매수 희망인이 나온다고 하면 계약을 하지 않고 다시 거둬 들어 가격을 2억 5000만 원으로 다시 내놓는 등의 식이다.

문제는 이 같은 매물이 꽤 있어 매수 희망인이 헛걸음하는 경우가 꽤 있다는 것이다. 매도 희망인의 경우 팔지도 않고 단순히 동향을 살피기 위한 행동이지만 매수 희망인은 힘들게 발품을 팔아도 매물을 확보할 수가 없어서다. 단순히 간만 보는 매물이 많아지면 거래가 되지 않아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될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대전의 부동산시장이 매도 강세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결국 가격 상승이 발생한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예전부터 가격만을 알아보기 위한 ‘간보기용 매물’은 늘 있었다. 하지만 12·16규제 이후 다시 등장한 걸 볼 때 매도 타이밍을 재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