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입주물량 적어 가격 상승 기대
투자 수요 뜨자 벌써부터 가격 상승

 대전의 부동산이 과열양상으로 흐르자 투자 수요가 인근 세종과 충남 천안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두 지역은 내년과 오는 2021년 입주 물량이 크게 부족해질 것으로 보여 투자 수요가 선제적으로 매물을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대전 부동산시장에서 예전과 같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24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투자 수요가 세종과 천안으로 향했다. 세종 외에 거주하는 사람이 세종에서 주택을 구매한 건수는 지난달 기준 283건으로 9월(154건)과 10월(201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천안 역시 같은 기간 217건, 351건, 451건으로 계속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외지인이 세종과 천안에서 주택 구매하는 건수가 갈수록 증가하는 것이다.

외지인이 세종과 천안으로 향한 이유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 물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서다. 세종의 경우 내년 입주 물량이 1000세대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천안은 2021년 입주 물량이 내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내년엔 세종, 2021년엔 천안에서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폭등한 원인으로 공급 부족이 꼽히는 만큼 세종과 천안의 부동산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고공행진 중인 대전 집값에 대한 피로감도 작용했을 가능성도 높다. 대전의 집값은 가파르게 오르는 중이고 신축 호재에 힘입은 물량은 10억 원을 넘기기도 하는 등 과열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올 분양 물량 중 전매 제한이 해제된 물량 중 웃돈 1억 원 미만을 보인 물량이 단 한 단지밖에 되지 않을 정도다. 이 때문에 대전의 아파트에 투자한다고 하더라고 적지 않은 금액이 필요하고 수익을 많이 남기기 힘든 상황이다.

투자 수요가 대전 대신 세종과 천안을 선택하며 가격 상승도 눈에 띄게 발생하고 있다. 세종의 경우 장기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대전을 제치고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크게 상승했다. 이주 셋째 주 기준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대전(0.34%)보다 높은 0.37%다. 도 단위가 가진 부동산시장의 한계성에도 불구하고 투자 수요의 유입이 활발한 천안 역시 서북구 0.15%, 동남구 0.06% 상승했다.

특히 천안의 경우 장기간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가격이 비싸지 않아 투자 수요가 상당히 선호한다고 알려졌다. 매매시장에 매물이 나오자마자 바로 새 주인을 찾는 경우가 많고 미리 예약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대전 대신 세종, 충남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천안처럼 가격이 저렴한 곳은 보지도 않고 사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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