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샀다 가격 떨어지면 어쩌나” 멈짓/매수심리 올 들어 가장 크게 하락

<속보>=대전 부동산시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징조가 또 나왔다. 높은 수준을 보이던 매수심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다. 하락폭도 올 들어 가장 컸다. 대전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본보 24일자 9면 등 보도>

2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기준 대전의 매수우위지수는 80이다. 전국 평균(64.9)과 6개 광역도시 평균(52.4)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나 전주(98.6)보다 무려 18.6포인트나 떨어졌다. 매수우위지수는 매수심리를 수치화한 것으로 높을수록 주택을 구매하겠단 사람이 많단 뜻이고 낮을수록 반대다. 즉 대전의 현재 매수심리는 주택을 구매하겠단 이들이 여전히 많지만 예전보다 주택 구매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겠단 뜻으로 볼 수 있다.

매수심리가 큰 폭으로 떨어진 건 최근 대전 부동산시장의 상황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유성구 도룡동에서 국민평수라 할 수 있는 84㎡의 가격이 10억 원 넘게 거래되고 서구 둔산동에서 17억 원짜리 물량이 나오고 등 신축과 구축을 구분하지 않고 대전 전역이 부동산과열 양상을 보이는 중이다.

여전히 대전은 부동산규제 무풍지역이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악재라 할 수 있는 게 전무하지만 비싸진 아파트 매매가에 섣불리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이들이 줄어든 셈이다. 비싼 가격에 아파트를 구매하더라도 상승 여력이 크게 남았다고 보는 이들이 많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아파트를 구매했다 “가격이 떨어지면 어쩌나”란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폭등 수준의 대전부동산에 대한 수요의 피로감이 극에 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내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규제가 적용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는 점도 매수심리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최근 12·16부동산규제를 통해 대출 규제와 더불어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도 늘리는 등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거의 꺼냈다는 평이다. 부동산규제가 완성된 상황에서 올 아파트 매매가 누적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대전이 정부의 감시망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 힘들다. 내년 총선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 든 부동산규제가 작용할 것이란 예측이다.

내년 3월에 결혼을 앞둬 신혼집을 알아보는 A 씨는 “모은 돈과 집에서 지원해준 돈을 합쳐 집을 사려고 했는데 너무 비싸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조만간 거품이 걷힐 것이란 이야기도 있어 신혼집은 우선 전세로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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